수원지법 성남지원 형사1부(재판장 이수열)는 의붓딸이 보는 앞에서 이혼을 요구한 아내의 몸에 휘발유를 붓고 불을 붙여 숨지게 한 혐의(살인 및 폭행)로 기소된 ㄱ(62)씨에게 징역 25년을 선고했다.
ㄱ씨는 지난해 9월18일 0시20분께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의 길거리에서 아내 ㄴ(61)씨의 몸에 휘발유를 뿌리고 불을 붙여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크게 부상한 ㄴ씨는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받았지만, 사건 발생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은 같은 해 10월11일 패혈증 쇼크로 숨졌다.
ㄱ씨는 범행 전 ㄴ씨의 옆에 있던 의붓딸 ㄷ(34)씨가 “먼저 들어가라”는 자신의 말을 듣지 않았다는 이유로 ㄷ씨에게도 휘발유를 뿌리고 휘발유 통을 던지는 등 폭행한 혐의도 받는다. 그는 범행 후 자신의 몸에도 불을 붙였다.
조사 결과 ㄱ씨는 2013년 ㄴ씨와 재혼해 살아오다가 경제적 어려움 등을 이유로 이혼 요구를 한 ㄴ씨를 살해한 것으로 드러났다.
재판부는 “이 사건은 피고인의 준비와 계획에 의한 범죄로, 그 결과가 중하고 방법 또한 잔혹해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이혼을 요구했다는 점 외에는 별다른 범행 동기를 찾기 어려우며, 유족이 엄벌을 원하는 점, 어머니의 죽음을 목격한 딸이 감당하기 어려운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는 점 등을 고려했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김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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