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시민의 힘으로 이겨낼 수 있습니다’ 인천시 홍보 영상 갈무리.
코로나19 장기화로 생계·돌봄에 어려움을 겪는 취약계층을 위해 지방정부들이 비대면 노인일자리 발굴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16일 인천시 등의 설명을 종합하면, 시는 보건복지부 휴업지침에 따라 지난달 24일부터 인천지역 노인일자리 사업을 전면 중단했다. 코로나19가 지병(기저질환)이 있는 노인들의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다는 판단에서 내려진 조처였다. 이날 현재 인천지역 노인일자리 사업에 참여한 65살 이상 노인 3만8천여명 가운데 97%가 일을 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이들 가운데 대부분은 기초생활수급 대상으로 생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어린이집 등하원 도우미, 환경지킴이 등 공익형 노인일자리 사업에 참여하는 노인은 한달에 10일간 하루 3시간씩 일하고 27만원을 받는다.
시는 공익활동형 일자리에 참여하는 노인의 생계 고민을 덜어주고자, 현장형 일자리에서 비대면 사업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코로나19 여파로 외출 없이 집에만 머무는 노인의 건강상태 등 안부 확인을 위한 ‘건강파트너’ 사업이 대표적이다. 이는 코로나19 고위험군에 속하는 비슷한 연령대의 노인에게 전화해 안부 등을 확인하고, 3회 이상 연락이 안 되면 읍면동에 알리는 사업이다. 군·구별 참여 희망자 수요조사를 거쳐 이달 23일부터 시범운영할 방침이다. 시는 또 만 60살 이상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4085명이 이용하는 경로식당(61곳) 이용 대상자를 23일부터 두달 동안 경로당·독거가구의 결식노인까지 확대 운영한다. 인천시 관계자는 “‘선지급 뒤 근로정산’이 가능하도록 노인일자리사업 임금 지급 방식을 개선해달라고 복지부에 건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코로나19 여파로 돌봄서비스가 중단된 노인과 장애인을 위한 ‘긴급돌봄’을 이날부터 시작했다. 돌봄분야 사회서비스 전담기관인 서울시사회서비스원을 통해서다. 대상은 기존 돌봄서비스를 이용하는 노인장기요양과 장애인활동지원 급여 수급자다. 사회복지사나 요양보호사가 자가격리되는 등의 이유로 돌봄서비스를 받지 못할 경우 서울시사회서비스원 소속 사회복지사, 요양보호사가 직접 가정을 방문해 식사나 청소 같은 일상생활을 돕고, 장보기, 생필품 대신 구매 등 외부활동을 지원한다.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재난기본소득을 지급하는 지방정부도 눈에 띈다. 전북 전주시는 비정규직 노동자와 실직자 등 취약계층 5만여명에게 1인당 52만7천원의 재난기본소득을 4월에 지급한다. 경기도 화성시는 코로나19 여파로 일자리가 축소된 일용직, 대리기사, 택시기사 등 소득상실 시민에게 생계복지비(4인 가구 기준 123만원)를 지급할 방침이다.
전남도는 297개 읍면동에 ‘고독사 지킴이단’을 구성해 홀몸노인 2447명의 안부를 확인하고 있으며, 충북도는 홀몸노인 등 노인 대상 전화 안부를 주 2회에서 하루 1회로 늘려 건강상태를 파악하고 있다.
이정하 채윤태 기자
jungha98@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