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 46명이 코로나19에 집단감염된 ‘은혜의강’ 교회가 입주한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양지동 한 상가건물에서 16일 오후 구청 관계자들이 방역 작업을 하고 있다. 성남/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신도 130명 가운데 목사 부부와 신도 등 46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경기도 성남 ‘은혜의강’ 교회의 집단감염 원인은 밀집된 생활이었던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이 교회는 성남 본시가지의 낡은 상가건물 3, 4층 일부를 사용하고 있는데, 각층은 35평가량의 면적이다. 3층은 예배당이고 4층은 식당과 휴게실이다. 이런 작은 공간에 주말 예배 때마다 전체 신도 130여명 가운데 100여명이 참석해 ‘밀집 예배’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 교회 4층의 절반 정도는 음식을 만들고 식자재 등을 보관하는 공간으로 꾸려져 있어, 3층보다 좁은 곳에서 신도들끼리 다닥다닥 붙어 식사하고 대화를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이 교회 창문은 8개에 불과해 환기도 제대로 되지 않는 구조라고 성남시 관계자는 설명했다.
이 때문에 당국이 종교 집회 자제를 요청한 이후에도 이를 무시한 채 좁은 공간에서 ‘밀집 예배’와 식사 등이 집단감염을 불렀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이 교회는 이재명 경기지사가 지난달 28일 종교 대표자 간담회를 열어 기독교·천주교·불교·원불교·유교 등 5개 종단 대표 8명에게 종교 집회 자제와 연기를 요청한 이후인 이달 1일과 8일 2주 연속 예배를 강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남시의 한 관계자는 “소규모 교회여서 신도들끼리 친밀도가 강해 평일에도 20여명 이상 여럿이 자주 모였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말했다.
1988년 설립된 은혜의 강 교회 신도는 130명이며, 주 2회 1시간, 회당 100여명 참석하는 교회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교회는 주로 작은 교회 소속인 기독교연합회 교회가 아니라 한국독립교회 선교단체연합회 소속인 것으로 파악됐다.
성남시는 16일 “이 교회 목사 부부와 신도 등 6명이 지난 9∼15일 차례로 확진 판정을 받았고, 16일 오전 현재 모두 46명이 감염됐다. 이 확진자들은 모두 지난 8일 함께 예배를 본 것으로 조사됐다”고 발표했다.
한편, 은혜의강 교회 확진자 가운데 1명이 성남시 분당구 백현동행정복지센터(동사무소) 노인환경지킴이 활동을 한 것으로 확인돼 센터가 16일 업무가 정지됐다.
김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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