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마스크를 쓴 이재명 경기지사(오른 쪽에 앉은 이)가 과천 신천지 총회 본부를 찾아 대화하고 있다. 경기도제공
경기도가 3만8천여명의 신천지 신도에 대해 3일 이내에 전수 조사를 끝내기로 했다. 21만명의 신천지 신도 명단을 넘겨받기로 한 정부는 전체 전수 조사에 대략 2주 정도를 예상한다.
이 지사는 26일 기자들과 만나 “지난 25일 신천지 총회 본부에서 입수한 신도들의 명단을 토대로 1차로 지난 9일과 16일 대구 신천지교회 예배에 참석한 신도, 2차로 2명의 확진자가 발생한 지난 16일 과천 신천지교회 예배 참석자, 3차로 신천지 경기지역 전체 신도에 대한 역학 전수 조사를 3일 이내에 마치겠다”고 말했다.
경기도는 지난 25일 신천지 쪽에서 입수한 경기도 내 신천지 신도 수는 3만3840명이고 지난 16일 예배를 본 신도는 9930명이며 이 중 4876명은 서울에 주소를 둔 신도였다. 특히 신천지가 대구 신천지교회 예배에 참석한 경기도 신도가 20명이라는 설명과 달리 실제로는 35명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수 조사는 경기도 공무원 40명과 신천지 쪽 210명이 함께 도내 7곳의 장소에 분산돼 이뤄진다. 신천지 쪽 관계자가 전화를 건 뒤 경기도 공무원이 제시한 코로나 19 감염증 확인 체크 리스트에 따라 개인별로 증상을 확인하는 식이다.
이 지사는 “신천지 신도들이 외부 전화를 받지 않아 전화는 신천지 쪽에서 하기로 했고 이후 확인은 감염병 매뉴얼에 따라 진행된다. 소재가 확인되지 않는 신도는 경찰에 소재 파악을 의뢰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그는 또 “서울 주소지 신도에서 유증상 자가 나오면 서울시에 해당 사항을 통보하고 나머지 유증상 자는 증상 정도에 따라 경기도가 자가 또는 강제 격리 등의 조처에 들어간다. 최대한 빠른 전수 조사로 시민 불안을 덜겠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이와 함께 “지난 일요일 성남에서 코로나 19 확진자가 나왔는데 대구의 신천지교회에 참석한 분인데도 신천지가 대구 예배에 참석한 신도로 경기도에 통보한 20명의 명단에는 없던 사람이었다”며 “신천지 교회와 관련 시설을 잠정 폐쇄했는데 신천지가 밝힌 239곳과는 달린 우리가 확인한 바로는 378곳에 이를 만큼 큰 차이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 지사는 특히 확진자가 2명 발생한 지난 16일 과천 신천지교회 예배 참석자 수와 관련해 “신천지 쪽은 보건복지부에 1290명, 과천시에는 3296명으로 엇갈리게 보고했고 우리는 명단을 요청하고 1주일 내내 기다리는 상황이 이어졌다”고 말했다. 실제로 경기도의 강제역학 조사에서 16일 예배 참석자 수는 전체가 9930명으로 확인됐다. 보건복지부에 보고한 인원의 7.7배, 과천시에 통보한 인원의 3.2배 가까이 됐다.
이 지사는 “감염병 확산을 저지하려면 정확한 정보와 빠른 대처가 필요한데 신천지의 특성상 밀행적이다. 내용을 안 알려준다. 신분을 숨기는 게 (이들의) 최대 과제인데 (신천지를) 신뢰할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한편, 경기도와 신천지 쪽은 코로나 확산 방지 외의 신도 명단의 사용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지기로 합의 각서를 썼다.
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 사진 경기도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