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바닷길과 하늘길이 막히면서 제주도와 인천 등을 비롯한 지역 소상공인들이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정부는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을 위해 450억원 규모의 경영안정자금을 공급하기로 했다.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대표적인 지역은 제주도다. 12일 제주도와 제주도관광협회 등의 말을 종합하면, ‘무사증 입국 일시 중지’가 시작된 지난 4일 이후 11일까지 제주도를 찾은 관광객은 내국인 14만7346명, 외국인 9184명 등 모두 15만6530명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관광객 30만4566명과 견주면 48.6%나 감소해 사실상 지난해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내국인 관광객은 45.7%, 외국인 관광객은 72.5%(중국인 관광객은 94.9%)나 줄었다.

인천지역도 인천공항 100개 노선 중 41개 노선이 중단되고, 24개 노선이 줄면서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월미도 등의 관광유람선업은 관광객이 없어 주중 영업을 중단했고, 지역 내 여행사 622곳 가운데 상당수는 무급휴가에 들어갔다. 인천시는 이번 여파로 2015년 6월 메르스 확산 때처럼 주요 관광지 방문객이 60~80% 감소하고, 매출액도 40~70%가량 줄어든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외식업계 종사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전체 이용객이 절반으로 줄면서 매출액도 50% 이상 감소했다. 외국인 운영 음식점이나 중국인 종사자(943명)가 일하는 음식점 기피 현상은 더욱 두드러졌다”고 설명했다.

경기 수원시도 관내 주요 호텔의 피해 현황을 조사해보니 ㄱ호텔의 경우 이달 들어 객실 220여개의 예약이 취소되고 연회는 20여건 취소되는 등 수원지역 관광업계의 평균 매출액이 25% 떨어졌다. 또 수원시 컨벤션센터는 2월에만 행사 취소로 2억원의 위약금이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코로나19로 관광산업이 위축되고 내수 소비가 줄면서 지방정부들은 정부 차원의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제주지역은 경기 침체에 이어 신종 코로나 국면까지 겹치며 아이엠에프(IMF) 사태 못지않은 상황이다. 특단의 대책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날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어 코로나19 확산으로 피해를 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게 450억원 규모의 경영안정자금을 13일부터 제공하기로 했다. 매출 급감 등 피해를 본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250억원을 0.5%포인트 인하된 금리(2.65→2.15%)로, 소상공인에게는 200억원을 0.25%포인트 인하된 금리(2→1.75%)로 공급한다.

홍용덕 허호준 이정하 이경미 기자 ydhon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