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용인시 수지구 대지산공원에 대지산 살리기 운동을 알리는 안내판이 들어섰다.
“시민들이 힘 모아 지켜낸 대지산.”
전국의 작은 산 살리기의 본보기인 경기 용인시 수지구 죽전지구 대지산공원 정상(해발 326m)에 사라졌던 대지산 명패가 다시 돌아왔다.
용인환경정의는 9일 회원 6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대지산공원 정상에서 ‘대지산 살리기 운동 안내판과 명판 제막식’을 했다. 대지산공원과 시민들이 지켜낸 대지산을 알리는 안내판과 대지산 땅 한 평 사기에 참여한 사람들의 이름이 적힌 명판 등 3개다.
용인 대지산은 90년 말 죽전 택지지구개발로 사라질 위기에 놓였으나 주민들이 2000년부터 2001년까지 우리나라 최초의 ‘그린벨트 지정 청원’, ‘땅 한평 사기운동’ 등 지역 주민과 환경단체가 중심이 되어 지켜낸 곳이다.
정상에서 가까운 상수리나무에는 ‘나무에 오르면서’라는 안내판이 세워졌다. 당시 박용신 환경정의 정책부장이 대지산을 지키기 위해 17일 동안 나무 위 시위를 벌였던 곳이다.
주민들의 대지산 지키기에 정부도 환경영향평가 재실시 등을 통해 2001년 5월 대지산 일대 28만㎡를 보전하도록 계획을 수정했고 8만136㎡를 현재의 자연공원으로 조성했다.
애초 대지산공원 정상에는 주민들이 대지산공원 역사 등을 소개하는 아크릴 안내판 3개가 있었으나, 2014년 용인시는 안내판에 낡았다는 이유로 주민들에게 알리지도 않은 채 철거했다.
이정현 용인환경정의 사무국장은 “대지산이 작은 산을 지키려는 전국 운동의 시초여서 전국에서 문의가 이어진 데다 죽전지역의 주민 중에는 공원의 역사를 모르는 분들도 많아 안내판이 절실했다”고 말했다.
9일 경기 용인시 수지구 대지산공원에서 주민들이 대지산 살리기 명패 제막식을 하고 있다.
용인시는 주민들의 요구에 안내판을 재설치하겠다고 약속했으나 차일피일 미루다 최근에는 개별 단체의 활동이라는 이유를 들어 설치가 어렵다고 통보했고 이에 주민들이 직접 지역 기업인 ㈜다우기술의 기부금을 받아 5년 만에 재설치에 나선 것이다.
양춘모 용인환경정의 공동대표는 “시민과 시민단체, 공기업이 함께 대지산을 지켜내고, 도시 한가운데 대자산공원이 남아있을 수 있도록 한 역사의 현장에 함께 할 수 있어 감사하다”며, “앞으로도 공원을 잘 가꾸어나가고, 도심 속 자연녹지를 잘 지켜나가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다”고 말했다.
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 사진 용인환경정의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