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전국 수도권

“전쟁보다 강한 힘은?”…‘DMZ 포럼 2019’ 개막

등록 2019-09-19 14:44수정 2019-09-19 19:55

판티킴푹 “평화는 저절로 생기는 것 아니다”
글로리아 스타이넘 “미국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나서야”
이재명 경기지사 “분단 굴하지 않고 꿋꿋하게 가야”
디엠지(DMZ)포럼 참석자들이 19일 오전 경기 고양 일산서구 킨텍스에서 함께 무대에 올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고양/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디엠지(DMZ)포럼 참석자들이 19일 오전 경기 고양 일산서구 킨텍스에서 함께 무대에 올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고양/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한반도의 통일은 오랜 기간 존속해 온 유·무형의 장벽을 허무는 일입니다”

남북 정상의 ‘9·19 평양 공동선언’ 1돌을 기념해 19일 경기 고양시 국제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디엠제트(DMZ) 포럼 2019’에서 기조연설자로 나선 유네스코 평화문화 친선대사인 판티킴푹은 “한반도에서의 평화 구현은 겸손과 인내를 요구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9살이던 1972년 6월8일 고향인 사이공 서쫑 짤방 마을이 폭격을 당했을 때 불에 타버린 옷을 벗어 던지채 울며 달아나는 그의 모습은 당시 에이피 통신기자 닉 우트의 카메라에 담겨 전 세계에 퍼지면서 ‘네이팜탄 소녀’로 알려졌고 그의 사진은 베트남전 종식을 앞당기는 계기가 됐다.

판티킴푹 킴 국제재단 이사장이 19일 오전 경기 고양 일산서구 킨텍스에서 열린 디엠지(DMZ)포럼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고양/김정효 기자
판티킴푹 킴 국제재단 이사장이 19일 오전 경기 고양 일산서구 킨텍스에서 열린 디엠지(DMZ)포럼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고양/김정효 기자
17번의 수술 끝에 목숨을 건진 판티킴푹은 “어린 소녀로서 제가 경험한 가장 강력한 것은 전쟁의 파괴력이었다. 소이탄이 제 몸의 60% 이상을 타게 하여 상흔을 남겨주고 신경손상으로 엄청난 고통을 겪으면서 학교에 다닐 수 없다는 말이 주는 고통을 매일 겪으면서 소이탄이 저를 죽일 수 있는 게 아니라 나의 분노와 증오 그리고 희망 없음이 나를 죽이고 있었다”고 말했다.

소이탄으로 인생이 바뀌었던 그가 절망에서 벗어날 수 있던 것은 사랑과 용서, 나눔이었다. “의사와 간호사, 가족의 따뜻한 사랑과 상처를 준 이들에 대한 용서 그리고 한때는 내게 고통의 회상과 저주로 다가온 사진을 사람들이 전쟁의 공포를 잊지 않도록 되새겨주고 이런 전쟁이 다른 사람에게 일어나지 않도록 예방하는 데 쓰고 저와 똑같은 경험을 한 사람들을 도와서 삶에 희망을 갖도록 나누면서 치유가 가능했다”

판티킴푹은 “평화는 우연히 저절로 생기는 것이 아니며 용서는 어렵고 되돌려준다는 것은 희생을 필요로 하며 화해는 노력을 요구한다”며 “남북한 사이에 존재해 온 오랜 분단은 하룻밤 사이에 극복될 수 없겠지만 남북 지도자들과 국민 모두 이 도전 과제를 극복할 수 있고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포기하지 말아달라”고 말했다.

글로리아 스타이넘 정치운동가가 19일 오전 경기 고양 일산서구 킨텍스에서 열린 디엠지(DMZ)포럼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고양/김정효 기자
글로리아 스타이넘 정치운동가가 19일 오전 경기 고양 일산서구 킨텍스에서 열린 디엠지(DMZ)포럼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고양/김정효 기자
지난 2015년 5월24일 전 세계 여성평화운동가 30명과 함께 북한에서 직접 비무장지대를 걸어서 넘어오는 위민크로스(Women’s Cross) 캠페인을 펼쳤던 글로리아 스타이넘은 “우리의 몸으로 전 세계에 이 분단경계란 뚫지 못하는 게 아니라 임의로 설정한 것임을 보여주고 싶었으며 정치적 의지로 제거할 수 있음을 알리기 위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분단의 장벽을 걷어내기 위한 ‘선 평화 정착’과 여성들의 역할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미국 지도자들이 북한 측의 비핵화만이 평화회담의 필수여건임을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접근은 (과거로) 후퇴다. 여러분이 어떤 상대방에게 권총을 내려놓으라고 설득하려면 여러분 자신이 먼저 상대방을 해치지 않겠다는 확신을 주어야 한다. 비핵화에 필요한 여건을 조성하려면 우선 평화를 정착시킬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미국은 평화협상을 통해 남북한 국민과 정부의 염원을 존중해야 하고 협상 테이블에서 전쟁의 위협을 걷어내서 한국과 미국, 전 세계의 안보를 증진시켜야한다”며 “미국이 한국전쟁의 종식을 선언하고 임시적인 휴전을 평화협정으로 대체할 때다”고 지적했다.

또 “전쟁과 군사주의는 가장 취약한 집단인 어린이와 여성을 폭력의 희생자로 만든다. 하지만 이제 세계의 여성들이 군사주의와 가부장제의 폭력과 위계질서를 정상화하는 평화구축자의 목소리를 내는 상황에서 한국의 공식적인 평화정착과정에 인간의 진정한 안보는 우리가 억압, 권력의 차이 그리고 군사주의에 대한 의존성을 줄일 때 찾아온다는 남북 여성들의 목소리가 더욱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9일 오전 경기 고양 일산서구 킨텍스에서 열린 디엠지(DMZ)포럼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고양/김정효 기자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9일 오전 경기 고양 일산서구 킨텍스에서 열린 디엠지(DMZ)포럼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고양/김정효 기자
이날 첫 기조연설에 나선 이재명 경기지사는 “경기도형 남북교류와 중앙정부 및 국제사회와 상생하는 남북교류 시대를 열겠다”고 밝혔다.

이 지사는 “한반도의 한 면은 디엠젯트에, 다른 삼면은 바다에 막혀 있는 섬나라 대한민국이 우리의 현실”이라며 “남북 정상이 만난 이후 더디지만 긴 역상의 안목에서 본다면 남북관계는 보다 성숙해졌고 평화와 번영의 위기는 보다 튼튼해졌다”고 말했다.

특히 남북 정상이 작년 9월9일 발표했던 서해경제공동특구 건설 구상은 경기도가 추진 중인 통일경제특구 건설과 맞물려 경기도의 핵심 사업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디엠젯트라는 제한된 지리적 범위를 넘어서 남북한 접경지역 전반을 남북협력의 공간으로 발전시키는 노력이 접목된다면, 서해경제 공동특구는 개성공단 모델을 넘어 남북한 경제통합과 사회통합의 진정한 새로운 모델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지사는 경기 북부가 대북협력 거점 역할을 하고 디엠젯트 평화지대화를 위해 중앙정부의 지원이 절실한 만큼 중앙정부와 협력하고 디엠젯트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위해 남북한과 국제사회와 함께 하는 남북교류를 이어가겠다고도 말했다.

이 지사는 “광명 소하리 공장에서 생산된 승합차를 타고 중국을 넘어 중앙아시아와 유럽 대륙으로 여행을 떠나는 등 지금은 상상일지라도 언젠가는 이것이 현실이 될 것”이라며 “지정학적 운명과 분단의 현실이 우리를 억누르고 있다 하더라도 굴하지 않고 꿋꿋하게 가는 것이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한완상 전 부총리가 19일 오전 경기 고양 일산서구 킨텍스에서 열린 디엠지(DMZ)포럼 개회식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고양/김정효 기자
한완상 전 부총리가 19일 오전 경기 고양 일산서구 킨텍스에서 열린 디엠지(DMZ)포럼 개회식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고양/김정효 기자
이날 개회식에는 글로리아 스타이넘 등 해외 인사 외에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한완상 대통령 직속 3·1운동 및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장 등 1천여명이 참석했다. 그리스의 국민 여가수인 마리아 파란투리가 기조연설 중간에 나와 그리스 민주투사이며 음악가인 미키스 테오로라키스의 ‘기차는 8시에 떠나네’를 불렀다.

19일에 이어 20일에는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와 지그프리드 해커 스탠퍼드대 교수, 조셉 윤 전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참가해 ‘한반도 비핵화 전망과 과제’에 대한 주제 발표와 토론을 벌인다. 또 카토리 요시노리 전 인도네시아 대사, 리닝 중국 국제전략연구재단 부의장, 알렉산더 루킨 모스크바 국립 국제관계대 교수, 박순성 동국대 교수, 존 델러리 연세대 교수가 참석해 ‘한반도 평화와 동아시아 다자협력’에 대해 토론도 열린다.

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전국 많이 보는 기사

대전 초등생 살해 교사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으려 했다” 1.

대전 초등생 살해 교사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으려 했다”

HDC신라면세점 대표가 롤렉스 밀반입하다 걸려…법정구속 2.

HDC신라면세점 대표가 롤렉스 밀반입하다 걸려…법정구속

“하늘여행 떠난 하늘아 행복하렴”…교문 앞에 쌓인 작별 편지들 3.

“하늘여행 떠난 하늘아 행복하렴”…교문 앞에 쌓인 작별 편지들

대전 초교서 8살 학생 흉기에 숨져…40대 교사 “내가 그랬다” 4.

대전 초교서 8살 학생 흉기에 숨져…40대 교사 “내가 그랬다”

살해 교사 “마지막 하교하는 아이 유인…누구든 같이 죽을 생각” 5.

살해 교사 “마지막 하교하는 아이 유인…누구든 같이 죽을 생각”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