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전 경기도청 브리핑룸에서 이헌욱 경기도시공사 사장이 국내 최초로 분양을 임대로 대체한 새로운 중산층 임대주택 시범모델을 광교새도시에 선보인다는 내용의 ‘경기도형 중산층 임대주택 시범사업 모델’을 발표하고 있다. 경기도 제공
경기도가 광교 새도시에 중산층이 입주하는 임대주택을 국내 처음으로 공급한다.
이헌욱 경기도시공사 사장은 10일 브리핑을 통해 “수원 광교신도시 내 A17 블록(옛 법원·검찰청 터) 분양주택 부지를 임대주택 부지로 전환해 임대주택 549세대(전용면적 84㎡ 482세대·74㎡ 67세대 이하)를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국내 첫 모델로 도입되는 ‘경기도형 중산층 임대주택’은 소득·자산에 관계없이 만 19살 이상 무주택자라면 청약통장이 없어도 청약이 가능하다. 반면 공공임대주택은 무주택자라도 소득·자산 기준을 초과하면 청약할 수 없다.
또 전세보증금을 내고 입주하는 서울시의 시프트 사업과 달리, 경기도형 중산층 임대주택은 입주자가 주변 전세 시세의 90% 내외 수준의 보증금과 월세를 내고 20년간 거주할 수 있고 보증금과 월세 비율은 입주자 조건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 임대주택을 관리하는데 적정한 유지관리비를 월세로 보충할 수 있어 임대주택에 따른 손실을 막을 수가 있다.
경기도는 왜 이처럼 일반 분양이 아닌 중산층 임대주택을 택했을까.
수원지법과 수원지검이 광교 새도시 조성과 함께 새 청사 터를 마련해 이주하면서 남은 터는 아주대와 인접하고 수원시청에서 광교새도시로 가는 중간 지점의 노른자위 땅이다. 이곳의 일반 아파트를 지어 분양할 경우 108.9㎡(33평)의 분양가는 분양가 상한제에 따라 6억5천만원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실제로 거래되는 주변 시세는 9억원에 이른다. 분양을 받자마자 2억5천만원의 시세차익이 발생하는 것이다.
허치만 경기도시공사 홍보실장은 “임대주택은 저소득층이라는 관념에 따른 님비현상을 깨고 아파트를 분양받은 소수의 사람이 곧바로 수억원의 시세차익을 올리는 ‘로또식 일반 분양’을 없애고 아파트 분양을 위해 과도한 대출로 인한 가계부채 증가와 주택가격 상승 등 분양주택시장의 문제점을 해소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도형 중산층 임대주택에서 일반공급은 보증금 2억5천만원에 월세 67만원 수준이며 특별공급은 보증금 2억2400만원에 월세 60만원 수준이다. 공급물량의 80%는 무주택자에게 일반공급하고 20%는 청년, 신혼부부, 고령자에게 특별공급한다. 입주자 모집은 2022년 상반기에 진행해 2023년 6월 임대 운영을 시작한다.
이헌욱 경기도시공사 사장은 “부동산 시장의 거품을 깨고 중산층과 서민이 빚지지 않고 살 수 있는 주거환경을 마련해 주는 것이 일차적인 목표”라고 말했다.
홍용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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