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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수도권

잊힌 수원 독립운동가 김세환

등록 2019-08-12 18:24수정 2019-08-12 20:32

시 누리집에 훈장 추서 사실 빠져
공모에서 선생 관련 전시 탈락
시쪽 “예산 한계 때문 탈락한 듯”
독립운동가 김세환 선생의 생전 모습.
독립운동가 김세환 선생의 생전 모습.
광복 74주년을 앞두고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가빈갤러리에서는 ‘3·1운동과 김세환 그리고 사진’이라는 이름을 단 기획전이 쓸쓸히 열리고 있다. 이 기획전을 마련한 이는 가빈갤러리 조성진 대표다. 그는 전시를 마련한 이유에 대해 “역사를 잊으면 미래도 없다. 후손의 기억이 사라지기 전에 누군가는 김 선생을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수원에 연고를 둔 김 선생의 삶을 기리는 일이 수원시가 아닌 한 평범한 시민에게 맡겨진 까닭은 무엇일까?

김세환(1889~1945) 선생은 수원 삼일학교 교사로 33명의 민족지도자와 함께 3·1운동에 참여한 독립운동가다. 일제는 만세운동을 주도한 민족대표 48명 가운데 1명으로 그를 분류했다. 1963년 정부로부터 건국훈장 독립장이 추서됐지만, 그동안 그의 삶은 중앙정부나 지방정부로부터 사실상 외면받아왔다.

수원 지역을 빛낸 인물이 수록되는 ‘수원시 명예의 전당 누리집’을 보면, 수상 실적이 빼곡한 기업가들과 달리 김 선생의 건국훈장 추서 사실은 빠져 있다. 그의 생가터 등에는 흔한 표지석도 없다. 올해 초 진행된 수원시의 3·1운동 100주년 기념사업 공모에서도 김 선생과 관련한 전시 사업은 뽑히지 못했다. 조 대표가 직접 나선 이유다. 그는 김 선생과 관련한 100여점의 사진과 자료를 모아 지난 4월부터 자신의 갤러리에 무료로 기획전을 열었다. 이 전시는 오는 10월까지 이어진다. 기획전 중 다른 전시회는 모두 포기했다.

조 대표는 김 선생의 생애 복원도 추진하고 있다. 김 선생의 생전 기록이 드문데다 미국으로 건너간 김 선생의 직계 자손도 10여년 전 사망했다. 서울 등을 돌며 후손을 찾아 힘겨운 구술 작업을 벌이는 중이다. 이 과정에서 한 후손은 그에게 “감옥에서 몸이 붓고 상태가 위험해진 김 선생에게 일본 경찰이 치료를 권했으나 ‘네놈들의 손에는 끌려나가지 않겠다’며 치료를 거부했다”고 전했다.

독립운동가를 조명하는 일이 한 개인에게 맡겨지다 보니, 해마다 광복절을 앞두고 새로운 독립운동가를 찾아내는 일만큼이나 확인된 독립운동가를 제대로 기리라는 목소리가 높다. 김용국 아시아문화연구원장은 “이미 확인된 독립운동가라도 그분의 삶을 제대로 찾아내 후세가 알도록 하는 것이 광복절의 진정한 의미”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수원시 관계자는 “예산의 한계 때문에 김세환 선생과 관련한 사업이 공모에서 탈락한 것이 아닌가 싶다”며 “명예의 전당에 올라온 내용 중에 잘못된 부분은 고치겠다”고 말했다.

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 사진 조성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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