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에 서울 편입을 촉구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연합뉴스
고양특례시가 ‘서울 메가시티’를 두고 딜레마에 빠졌다. 김포 등 경기 일부의 서울 편입이 논의된 지 약 3주가 지났지만, 여전히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 못하고 있다.
이동환 고양시장은 20일 오전 9시 고양시청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메가시티는 세계적인 추세다.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긍정적인 검토가 가능하다”고 했다. 다만 “찬반을 떠나 고양시민이 얼마나 원하고, (서울 편입이) 고양시에 더 이익이 되느냐가 중요하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고양시는 메가시티 논란이 불거진 이후 애매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고양시는 경기 북부 최대도시이고, 인구가 107만명에 달하는 특례시다. 서울 편입이 현실화할 경우 현실적으로 고양시는 한 개의 구가 아닌 두 개의 구로 나뉠 가능성이 크다. 시가 추진하고 있는 신청사 건립 등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
이 시장은 “보다 면밀하게 검토할 계획”이라고 했지만, 마냥 시간을 끌기도 어렵다. 앞서 경기도는 고양시에 경기문화재단, 경기관광공사, 경기도평생교육진흥원을 이전하기로 했는데, 서울 편입 논란이 장기화하면 이 계획도 영향을 받게 된다. 경기도 관계자는 “서울시 편입 가능성이 있는 곳에 도 산하 공공기관 이전을 섣불리 결정할 수 있겠느냐”고 했다.
앞서 여론조사 기관 리얼미터가 경기도 의뢰로 2∼5일 나흘간 18세 이상 경기도민 3004명을 대상으로 김포 등 서울 근접 도시를 서울시로 편입하는 방침에 대해 조사한 결과를 보면, 고양시민은 응답자 65.9%가 ‘반대한다’고 답했다. ‘찬성한다’는 응답은 31.4%였다.
이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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