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경기도 의정부시의 한 초등학교에서 고인이 된 교사를 추모하는 문구가 붙어 있다. 경기도교육청은 2년 전 이 초등학교 교사 2명이 잇따라 숨진 사고와 관련해 진상 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연합뉴스
2년 전 경기도 의정부에 있는 한 초등학교에서 교사 2명이 잇따라 숨진 사고와 관련해 교원단체가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했다. 해당 교사들에 대해 당시 학교 쪽은 ‘단순 추락사고’라고 보고 했으나, 최근 학생 지도 과정에서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교조 경기지부, 새로운학교 네트워크 등 경기도 내 5개 교원단체는 9일 공동 성명을 내어 “경기도교육청은 해당 사건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과 함께 유사 사건에 대한 전수조사, 악성 민원 방지 등 구체적인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해당 단체들은 “학생 생활지도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던 교사가 발령 한 달 만에 우울증 진단과 정신과 치료를 받았는데도, 또 담임교사 자리를 맡아야 했다”며 “또 다른 선생님도 부임 첫해 학급 교육활동 중 학생의 실수로 손가락을 다친 학생의 부모로부터 보상 요구 민원을 지속해서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그런데도 해당 학교는 경기도교육청에 단순 추락사고로 보고했다”면서 “두 명의 담임교사가 업무 스트레스와 학부모 민원으로 인해 잇따라 극단적 선택을 심각한 사건에 대해 축소 보고한 것이 의심된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7일 문화방송(MBC)에서 2021년 6월과 12월 의정부의 한 초등학교 소속 담임교사 2명이 잇따라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해당 학교는 당시 사고 경위서에 ‘단순 추락사’라고만 보고했다. 교사의 유족들은 ‘극심한 업무 스트레스’에 시달렸다고 전했다.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은 지난 8일 두 교사 사망 사고와 관련해 철저한 진상 조사를 지시했다. 이에 따라 도교육청은 대응팀을 꾸리고 당시 학부모 민원 및 사고 경위서 작성 등 사망 사고와 관련한 진상 조사에 착수했다. 임 교육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철저하게 진상을 규명해 악성 민원 등 교권 침해와 연관 있다면 응당하게 조처하겠다”고 말했다.
이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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