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 흉기 난동 사건’ 직후 비슷한 살인을 저지르겠다는 협박 글들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오고 있는 가운데, 4일 협박글 속 범행 예고 장소 중 하나로 지목된 잠실역에 배치된 경찰들이 경계근무를 서고 있다. 연합뉴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 흉기 난동 직후 공공장소에서 살인 범죄를 저지르겠다는 이른바 ‘살인 예고’를 한 인터넷 게시물 작성자들이 잇따라 검거됐다.
경기남부경찰청은 4일 오후 2시30분께 온라인 커뮤니티에 “모란역 오늘 7시 2명 죽이겠습니다”라는 게시물을 작성한 피의자 남성 1명을 같은 날 오후 4시45분께 붙잡았다고 밝혔다. 이 남성은 경찰에서 “지인이 묻지 마 범죄를 걱정하는 글을 썼길래 장난삼아 쓴 댓글”이라며 “죄송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온라인 커뮤니티,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 대한 모니터링을 통해 이런 ‘살인 예고’ 글을 적발하고 게시자들에 대해서 협박죄 혐의를 적용하고 있다.
경기북부경찰청 사이버수사대도 이날 협박 혐의 등으로 20대 남성 ㄱ씨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
ㄱ씨는 이날 오전 1시57분께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내일모레 의정부역 기대해라 XX야”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경찰은 해당 게시글에서 살인이나 구체적인 범행을 암시하지는 않았지만, 분당 서현역 흉기 난동 직후 올라온 글이어서 ㄱ씨를 추적해 붙잡았다. 앞서 경찰은 이날 새벽 4시께 “살인 암시하듯이 글 쓴 사람이 있다”는 112 신고를 접수한 뒤 신원을 파악해 오후 4시께 서울 도봉구 자택에서 ㄱ씨를 검거했다.
한편, 경기북부경찰청은 4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퍼진 ‘포천 종합버스터미널 흉기 난동 및 방화 사고’ 게시글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해당 게시글은 “4일 오전 11시 22분께 포천 내손면 종합버스터미널에서 만취한 40대 남성이 흉기로 위협해 36명의 피해자가 발생했다”는 내용으로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을 통해 빠르게 확산했다. 이글은 일시와 내용 등이 경찰이나 소방 당국이 사용하는 메시지 형식을 모방해 작성돼 큰 혼란을 빚었다.
해당 게시글에 대해 경찰과 소방 당국 모두 “해당 사건은 신고도 되지 않는 명백한 허위 사실이다”라고 설명했다. 포천시 내손면은 존재하지 않는 지역명이고, 지역명이 비슷한 내촌면에는 시외버스터미널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게시글 작성자 추적 수사에 착수할 예정”이라며 “부정확한 사실을 유포해 시민을 불안하게 하면 처벌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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