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6월18일 경기도 이천시 마장면 쿠팡 덕평물류센터 화재 현장에서 구조대원들이 건물에 들어갔다 나오고 있다. 강창광 선임기자
대형 화재는 흔히 알려진 것과 달리 온도와 습도 등 날씨와 무관하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8일 경기도소방재난본부 재난정보분석팀의 설명을 종합하면, 2018~2022년까지 최근 5년간 발생한 경기지역 대형화재(대응 1‧2‧3단계)는 280건(사망 69명‧부상 351명)으로 집계됐다. 대응 1단계가 242건(사망 16명‧부상 229명)으로 가장 많고, 대응 2단계 34건(사망 53명‧부상 122명), 대응 3단계 4건(사망‧부상 없음) 등이다. 1단계는 4개 이하 소방서가 합동 대응하고, 2단계는 5~9개 소방서, 3단계는 10개 이상 소방서가 함께 진화작업을 한다.
시설별로는 공장시설이 136건(48.6%)으로 절반에 달했고, 창고시설 43건(15.4%), 공동주택 13건(4.6%) 순으로 나타났다.
계절별로 보면 겨울철(12~2월)이 84건(30%)으로 가장 많았고, 봄철(3~5월) 73건(26.1%), 여름철(6~8월) 66건(23.6%), 가을철(9~11월) 57건(20.4%) 등으로 집계됐다. 날씨별로 보면 ‘맑음’이 216건(77.1%)으로 가장 많았고, ‘흐림’ 38건(13.6%), ‘비’ 23건(8.2%) 순이었다.
그러나 대응 3단계 총 4건 중에는 ‘흐림’ 3건, ‘비’ 1건으로 파악됐다. 온도별로 보면 11~20℃일 때 76건(27.1%) 발생해 평년 기온일 때 대형 화재가 가장 빈번했고, 0~10℃ 64건(22.9%), 영하‧21~30℃ 각각 62건(22.1%) 순이었다. 31℃ 이상은 16건(5.7%)에 불과했다.
또한, 습도별로는 41~60% 습도에서 81건(28.9%), 61~80% 습도에서 70건(25%), 81~100% 습도에서 61건(21.8%) 순이었다. 21~40% 습도에서는 52건(18.5%), 0~20% 습도에서는 16건(5.7%)을 기록했다.
이는 기온이 낮은 겨울이나 건조한 날씨에 화재가 자주 발생한다는 일반적인 생각하고는 다른 통계다. 온도별로는 11~20℃로 평년 기온일 때, 습도 역시 41~60% 습도인 비교적 낮지 않은 습도일 때 가장 많은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분석됐기 때문이다.
조선호 경기소방재난본부장은 “이번 분석을 통해 대형 화재와 기상 상황 간 상관관계를 보면 상식과 다르게 건물 대형 화재 발생은 온도, 습도 등 날씨와 무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한편, 경기소방재난본부는 데이터 기반 소방 행정 추진을 위해 올해 1월 재난정보분석팀을 만들었다.
김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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