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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전세사기왕’ 강원도 사업 따낼 때 ‘인천 출신’ 공무원들이 담당

등록 2023-04-21 20:23수정 2023-04-22 00:42

전세사기피해자전국대책위원회 회원들이 21일 오전 인천지방법원 앞에서 열린 전세사기 피해 주택 경매 매각기일 직권 변경 요청 기자회견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전세사기피해자전국대책위원회 회원들이 21일 오전 인천지방법원 앞에서 열린 전세사기 피해 주택 경매 매각기일 직권 변경 요청 기자회견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인천 미추홀구 ‘건축왕’ 남아무개(61)씨가 2018년 6600억원대의 강원도 동해안권경제자유개발청(동자청) 망상1지구 개발 사업자로 선정된 것에 관련해, 강원도는 21일 망상1지구 사업자 선정 과정에 대한 긴급 감사에 나서기로 했다.

21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남씨는 지난 2018년 동자청 망상1지구 개발 사업자로 선정됐다. 이때 동자청에서 망상1지구 사업을 총괄하던 인물은 투자유치본부장 ㄱ씨와 망상사업부장 ㄴ씨다. ㄱ씨는 2016년에 동자청에 임용돼 북평·옥계·망상 등 투자유치 사업을 총괄하는 투자유치본부장으로 일했으며 ㄴ씨는 2016년 8월부터 지난해까지 망상사업부장으로 일했다.

이들은 2004년부터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서 투자유치 업무를 담당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ㄱ씨는 2004년 인천경제청 계약직 공무원으로 임용됐다. 이후 2008년부터 투자유치업무 담당과장으로 일하다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인천시장으로 있던 2012년 투자유치본부장으로 승진했다. ㄴ씨는 2004년 나급으로 임용된 뒤 2008년부터 투자유치 담당 팀장으로 일했다.

김한수 강원도 기획조정실장은 21일 강원도청 기자실에서 간담회를 열어 “강원도는 당초 5월 초 정기종합감사를 실시할 예정이었으나 속칭 ‘전세 사기꾼’ 남씨의 망상 1지구 사업권 획득 과정에 대한 의혹이 커짐에 따라 감사에 조속히 착수하기로 했다”라고 밝혔다.

앞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20일 국토교통위원회에 출석해 “남씨가 다른 지역(강원도)에 가서 투자 사업을 벌였는데, 그 과정에서 고위 정치인들이 청탁과 압력을 가했다는 제보가 있기 때문에 특별수사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망상1지구 개발은 해양·복합 관광도시 건설이라는 목표로 추진됐다. 전체 사업비는 6674억원 규모다. 2015년 2월에는 캐나다의 던디그룹이 개발사업자로 선정됐으나 2017년 초 사업비 부족 등으로 사업에서 철수했다. 이후 남씨가 운영하는 상진종합건설이 2017년 7월 업무협약을 맺었다. 남씨는 동해이시티라는 특수목적법인을 만들고 망상동 일원 토지 175만㎡를 사들여 개발사업 시행자로 선정됐다. 하지만 나머지 165만㎡ 토지 수용을 위한 공탁금 200여억원을 지난해 기한까지 예치하지 못했다.

이승욱 기자 seugwookl@hani.co.kr 박수혁 기자 p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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