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진자수가 9만여명을 기록한 지난해 2월16일 오전 서울 송파구청에서 관계자들이 확진자 현황을 살펴보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코로나19 대유행에 따른 소득 최하위 계층의 우울 증상 유병률이 최상위 계층보다 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적 수준에 따라 정신건강 위험도가 큰 격차를 보인다는 것이다.
경기연구원은 2021년 3월 전국 17개 시·도 주민 2천명을 대상으로 정신건강실태 설문조사를 벌여 이 결과를 분석한 ‘코로나19 팬데믹은 우리에게 평등하지 않았다’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23일 발간했다.
보고서를 보면, 코로나19로 인한 우울 증상 유병률은 월평균 가구소득 100만원 미만인 소득 최하위 계층(32.8%)과 500만원 이상인 최상위 계층(13.4%)의 격차가 2.4배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극단적 선택을 생각한 비율도 최하위 계층(24.1%)이 최상위 계층(6.74%)보다 약 3.6배 많았다.
가구 구성원별로는 1인 가구의 위험이 더욱 컸다. 1인 가구의 우울 증상 유병률(21.6%)은 2인 이상 가구(17.2%)와 4.4%포인트 격차를 보였다. 특히 남성의 경우 그 격차(1인 가구 22.9%·2인 이상 가구 14.5%)가 1.6배에 달했다. 코로나19로 극단적 선택을 생각한 비율도 1인 가구(13.5%)와 2인 이상 가구(7.7%)가 1.8배 격차를 나타냈다.
이와 함께 코로나 확진자에 대한 ‘낙인 인식’이 없다’고 응답한 집단의 우울 증상은 8.9%지만, ‘다소 있다’ 또는 ‘매우 심하다’고 응답한 집단은 56.6%로 6.4배 차이를 보였다.
이은환 경기연구원 연구위원은 “코로나19와 같은 신종 감염병 팬데믹이 발생했을 때 국민 정신건강 위험이 전염병처럼 확산하는 ‘멘탈데믹’(mentaldemic)에 대비해야 한다”라면서 “신종 감염병에 대한 불필요한 편견과 공포의 확산을 방지하고, 우리 사회의 약자들과 취약계층들의 형편에 더욱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라고 말했다.
김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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