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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일한 이주노동자 숨지자…주검 야산에 내다 버린 농장주

등록 2023-03-06 15:58수정 2023-03-06 19:33

60대 농장주 사체유기 긴급체포…부검도 의뢰
타살 정황은 없어…불법체류 고용 감추려 한 듯
경찰 마크. <연합뉴스>
경찰 마크. <연합뉴스>

자신의 농장에서 10년 동안 일했던 이주노동자가 숨지자 주검을 야산에 내다 버린 60대 농장주가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도 포천경찰서는 포천시 영북면에서 돼지농장을 운영하는 60대 ㄱ씨를 사체유기 혐의로 긴급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6일 밝혔다.

ㄱ씨는 자신의 농장에서 일하던 태국 국적 이주노동자 ㄴ씨가 숨지자 주검을 트랙터를 이용해 야산에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숨진 ㄴ씨 거주지에서 유기 장소 까지는 약 200∼300미터 떨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폐회로티브이(CCTV) 녹화영상을 분석한 결과, ㄱ씨가 지난 2일 유기 장소로 트랙터를 운전한 사실 등을 파악했다.

ㄴ씨는 지난 4일 오후 2시께 실종신고가 접수된 상태였다. 이후 경찰은 같은 날 오후 5시께 ㄴ씨 주검을 거주지 근처 야산에서 발견했다. 경찰은 ㄴ씨의 정확한 사망 원인을 확인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한 상태다. 다만, 국과수 구두 소견으로는 타살이라고 볼 정황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ㄴ씨는 이 농장에서 약 10년 정도 일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농장주를 상대로 ㄴ씨의 사망 경위는 물론 임금 체불이나 폭력은 없었는지 등에 대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은 또 ㄴ씨가 농장에서 갑자기 숨지자 불법체류자 고용 사실 등을 감추기 위해 주검을 내다버린 것으로 보고 조사 중이며, 조만간 ㄱ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다.

이승욱 기자 seugwook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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