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태국 경찰에 붙잡힌 것으로 10일 확인됐다. 김 전 회장은 쌍방울그룹 비리 의혹이 불거지기 직전인 지난해 5월31일 인천공항을 통해 싱가포르로 도피했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수원지검은 “김 전 회장이 10일 오후 태국 (유명 휴양지)파타야에서 현지 경찰에 붙잡혔다”며 “김 전 회장의 국내 송환 일정은 아직 정해진 게 없지만, 신속한 송환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여권이 무효화된 김 전 회장은 태국에서 추방 절차를 거쳐야 하지만, 그가 국내 송환을 거부하며 소송을 제기하면 국내 입국까지는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2월초 태국에서 체포된 김 전 회장 ‘금고지기’로 알려진 이 그룹 재경 총괄본부장 김아무개씨도 검거 직후 태국 법원에 송환 거부 소송을 제기했고, 현재 소송이 진행 중이다.
김 전 회장은 2018~2019년 중국으로 640만 달러(당시 환율 기준 70여억원)를 밀반출해 북한에 건넨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김 전 회장이 중국 선양에서 북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와 남북경협 사업에 합의한 대가로 이 돈을 지급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김 전 회장이 북한과의 사업 협약 성과 등을 주가 조작에 활용했다는 의심도 하고 있다.
검찰은 지난해 8월 김 전 회장 체포 영장을 발부받아 여권을 무효화 했고, 인터폴에 적색 수배도 요청했다. 한국은 태국과 2001년 범죄인 인도 조약을 맺었다. 한편, 김 전 회장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과거 선거법 위반으로 재판받을 때 거액의 변호사비를 대신 내줬다는 ‘변호사비 대납’ 의혹도 받고 있다.
김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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