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블로그 해킹조직이 마케팅업자와 체결한 판매 계약서. 경기북부경찰청 제공
국내 최대 포털사이트인 네이버의 인기 블로그 계정 500여 개를 해킹해 마케팅 업자들에게 판매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북부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2대는 사기,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블로그 해킹조직 총책 임아무개(23)씨 등 10명을 붙잡아 4명을 구속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해 7월부터 올해 2월까지 네이버 인기 블로그 500여 개 운영자에게 메일을 보내 개인정보를 알아내는 수법으로 계정을 해킹해 제3자에게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네이버 도메인 주소와 “유사한 형태로 만든 이메일 주소로 블로거들에게 메일을 보내 ‘해외 국가에서 네이버 계정이 로그인되었다’며 속이는 수법을 썼다. 정상적인 메일 주소의 도메인은 ‘naver.com’이지만, 이들이 보낸 메일 주소의 도메인은 ‘nevercorp.com’으로 돼 있었다. 이를 눈치채지 못한 블로거들은 메일에서 요구하는 대로 비밀번호 등을 입력했다가 해킹 피해를 봤다.
경찰 조사결과, 임씨는 네이버 인기 블로그가 계정 1개당 1천만∼1500만원에 마케팅 업자들 사이에서 거래되는 점을 노려 범행을 모의했다. 프로그램 개발자, 사업주 모집관리, 현금 수거책 등으로 역할을 나눠 전국에 거점을 두고 점조직으로 운영했다. 대부분이 20대 초반인 이들 조직은 합법적인 블로그 판매업자인 것처럼 사업자등록을 하고, 블로그 거래 시 매매계약서도 썼다.
계정 500개 중 실제 판매대금 입금까지 확인된 계정은 18개로, 2억 원의 범죄 수익금이 확인됐다. 경찰은 공범들에 대한 추적을 계속하는 한편 추가 피해 계정에 대한 여죄를 수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계정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2단계 인증 등의 보안 기능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해킹 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경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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