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당 대표의 배우자 김혜경씨의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의혹’ 사건 핵심 인물인 전 경기도 별정직 사무관 배아무개씨가 지난 8월30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법에서 열리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배우자 김혜경 씨의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의혹’과 관련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 경기도 공무원 배아무개씨가 첫 재판에서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 검찰은 재판이 시작됐지만, 공범 수사의 보안이 필요하다며 증거기록조차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수원지법 형사12부(재판장 황인성) 심리로 18일 열린 첫 공판에서 배씨 쪽 변호인은 공직선거법의 기부행위 혐의에 대해 “법인카드를 자의적으로 사용한 잘못은 있지만, 선거와 관련해 자의적으로 카드를 쓰진 않았기 때문에 이 행위가 기부행위를 금지한 공직선거법 위반에 해당하는지는 법률적인 판단을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허위사실 공표와 관련해선 “피고인이 발언한 주요 사실은 적어도 허위가 아니며 의혹에 대한 일방적인 제보가 나오는 상황에서 자신을 방어하기 위한 차원이었다”며 “특정인을 당선시킬 목적으로 한 발언이 아니므로 허위사실을 공표하기 위한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경기도청 별정직 5급 사무관이던 배씨는 올 1월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이재명 대표 배우자의 ‘법인카드 유용’ 및 ‘불법 의전’ 의혹이 불거지자 “후보 가족을 위해 사적 용무를 처리한 사실이 없다”고 허위 발언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또 지난해 8월2일 서울 한 식당에서 김씨가 당 관련 인사 3명과 함께 식사한 자리에서 김씨를 제외한 3명의 식사비 7만8천원을 경기도청 법인카드로 결제하도록 지시해 공직선거법상 기부행위를 한 혐의도 받는다.
한편, 재판부는 이날 검찰이 배씨의 범죄를 입증할 증거기록도 제출하지 않아 피고인의 방어권 시비가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공범(김혜경씨)에 대한 부분은 좀 더 면밀한 조사가 필요해 증거가 일부라도 공개될 경우 수사 정보가 유출될 우려가 있고 증인 보호 문제도 있어 다음 기일에 공개하겠다”고 했다. 다음 공판 기일은 오는 27일이다.
검찰은 배씨만 먼저 기소하고, 공범 관계로 본 김씨에 대한 수사를 계속 진행 중이다. 또 배씨가 2018년 7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김씨의 개인 음식값을 경기도 법인카드로 결제하거나 타인 명의로 불법 처방전을 발급받아 김씨에게 전달한 혐의(업무상 배임)도 계속 수사하고 있다.
이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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