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의원 배우자 김혜경 씨가 ‘경기도 법인카드 사적 유용 의혹’ 관련 조사를 받기 위해 23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경기남부경찰청으로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기도 법인카드 사적 유용 의혹’을 받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의원의 배우자 김혜경씨가 23일 경찰에 출석해 약 5시간 동안 조사를 받고 귀가했다.
이날 오후 1시45분께 경기남부경찰청 정문에 들어선 김씨는 ‘경기도 법인카드를 사적으로 유용하도록 지시했느냐’는 등의 기자 질문에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 그는 이날 변호사, 수행원과 함께 출석했다.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된 그는 이날 경찰 조사에서 경기도 법인카드 사용 내용 가운데 공직선거법 위반 관련 사건에 대해 소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를 마치고 이날 오후 6시50분께 귀가하면서도 사건과 관련해 별다른 언급은 없었다.
앞서 이 의원 쪽은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김씨가 이른바 ‘7만8천원 사건’ 등 법인카드 관련 조사를 받기 위해 경찰에 출석한다고 공개했다. 글에서 “2021년 8월2일 서울 한 음식점에서 당 관련 인사 3명과 함께 점심을 먹었고, ‘후보자나 배우자가 타인과 식사할 경우 대접하지도 받지도 않는다’는 캠프 방침에 따라 자신의 식사비 2만6천원을 캠프 정치자금카드로 적법 지불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나머지 3명분 식사비(7만8천원)가 법인카드 의혹 제보자 ㄱ씨에 의해 경기도 업무추진비 카드로 결제됐다는 사실에 대해 김씨는 전혀 알지 못했고, 현장에서 ㄱ씨를 보지도 못했다”고 덧붙였다.
이 의원실은 또 “이 사건은 물론 그동안 김씨는 법인카드 사용을 지시한 적이 없고, 법인카드 부당 사용 사실도 알지 못했다. 김씨 쪽은 ‘이번 7만8천원 사건’에서도 김씨가 법인카드 사용 여부를 몰랐다는 확실한 증거가 있는데, 경찰이 소환조사까지 하는 것에 대해 유감”이라고 강조했다.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이달 9일 김씨에게 출석요구서를 보냈다. 이 사건은 지난 대선 기간 경기도 총무과 별정직 사무관(5급) 배아무개씨의 지시를 받고 법인카드로 소고기·초밥 등을 사서 김씨에게 배달하거나 약을 대리 처방받아 전달했다는 전직 경기도 7급 공무원 ㄱ씨의 제보로 불거졌다. 국민의힘의 고발과 경기도의 수사의뢰로 수사에 나선 경찰은 도청과 식당 129곳 등을 압수수색하는 등 전방위 수사를 벌여왔다. 배씨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두차례 수사했다. 경찰은 다음달 9일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공소시효가 만료되는 만큼, 이달 중 사건을 검찰로 송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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