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국의 영웅’ 고 박진호 일병 귀환행사가 19일 오후 경기 동두천시 국민체육센터에서 거행되고 있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 제공
6·25전쟁 당시 함경남도 장진군과 함주군 일대에서 치러진 ‘장진호 전투’에서 전사한 고 박진호 일병이 72년 만에 가족의 품으로 귀환했다.
국가보훈처는 19일 오후 경기 동두천시 국민체육센터에서 국방부유해발굴감식단과 함께 ‘호국의 영웅 귀환행사’를 거행했다고 밝혔다. 귀환 행사에는 박민식 국가보훈처장과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장, 동두천시장, 육군 6군단장, 28사단장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박 일병은 1950년 8월, 23살 나이로 입대한 뒤 미 7사단 31연대 소속(카투사)으로 참전해 같은 해 11월 장진호 전투에서 교전 중 전사했다. 1950년 11월27일~12월11일 치러진 장진호 전투는 미 10군단 예하 해병 1사단이 서부전선으로 진출하기 위해 장진호 북방으로 이동하던 중 중국군 9병단 예하 7개 사단에 포위된 뒤 장진호 계곡을 빠져나온 2주간의 철수작전이다. 미국과 중국 군대가 처음 맞붙은 것으로 알려진 이 전투에서 유엔군 1만7천여명과 중국군 4만8천여명이 사망·실종 또는 부상을 당했다.
‘호국의 영웅 고 박진호 일병 귀환행사’가 19일 오후 경기 동두천시 국민체육센터에서 거행되고 있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 제공
박 일병의 유해는 1990~1994년 미 국방부 전쟁포로 및 실종자 확인국(DPAA)이 북한으로부터 인계받은 유해 중 국군전사자로 추정되어 2020년 한국으로 봉환됐으며, 유가족 조사를 통해 최근 신원이 확인됐다. 박 일병은 1928년 경기 고양군 신당리(현 서울 신당동)에서 8남매 중 둘째로 태어났으며 유가족으로 3명의 동생이 생존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 일병의 유해는 인근 선산 가족묘지로 봉송돼 부모 곁에 안장된다. 박 일병의 동생인 박진우(75)씨는 “형님이 결혼도 못한 채 전쟁 중 북한에서 돌아가신 것에 억장이 무너졌는데, 유해를 찾아 부모님이 계시는 선산에 모시게 돼 감개무량하다”고 말했다.
박민식 국가보훈처장은 “72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고인에 대한 그리움과 슬픔을 간직한 채 살아오신 유가족께 진심어린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국가유공자와 유가족의 명예선양과 예우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박경만 기자
mani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