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억원의 회삿돈을 빼돌린 혐의를 받는 경기도 파주시의 지역 농협 직원이 지난 27일 음주운전을 하다가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28일 파주경찰서 등의 설명을 들어보면, 파주시의 한 지역 농협이 횡령 혐의로 고소한 직원 ㄱ(32)씨가 전날 오후 3시20분께 파주시내 한 도로에서 음주운전을 하다 교통사고를 냈다. ㄱ씨와 상대방 모두 큰 부상은 당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도주 우려가 있다고 보고 ㄱ씨를 현행범으로 붙잡아 파주경찰서 유치장에 가둔 뒤 ㄱ씨의 횡령 혐의에 대해 사전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앞서 지역 농협 쪽은 ㄱ씨가 수십억원의 회삿돈을 횡령한 정황을 잡고 지난 24일 경찰에 고소장을 냈다. 지역 농협은 ㄱ씨가 빼돌린 금액이 5년간 약 70억원인 것으로 추산했다. 경찰은 ㄱ씨가 지점에서 농산물과 자재 등의 재고 관리를 담당하면서 실제 재고보다 금액을 부풀려 회계장부에 기재하는 수법으로 돈을 빼돌린 것으로 보고 있다. ㄱ씨는 빼돌린 돈을 가상화폐(코인) 투자와 외제차 구입 등에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ㄱ씨의 횡령 사건은 횡령 금액이 커짐에 따라 파주경찰서에서 경기북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로 이관됐다. 경찰은 지역 농협이 제출한 증거 자료를 분석 중이다.
박경만 기자 mani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