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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7시 도착, 9시 매진, 오후 관람…DMZ 관광의 이상한 풍경

등록 2022-06-15 16:32수정 2022-06-15 16:46

제3땅굴·도라전망대 관광객 급증
파주시-육군1사단 “코로나 확산 우려”
셔틀버스 1시간 간격 6대만 운행
새벽부터 줄서기 북새통…9시 ‘매진’
외국인관광객 “이해 안돼”…환불소동
지난 14일 오전 8시30분께 경기 파주시 임진각 DMZ관광 매표소 앞에서 외국인관광객들이 셔틀버스 표를 구입하기 위해 줄지어 기다리고 있다. 박경만 기자 <a href="mailto:mania@hani.co.kr">mania@hani.co.kr</a>
지난 14일 오전 8시30분께 경기 파주시 임진각 DMZ관광 매표소 앞에서 외국인관광객들이 셔틀버스 표를 구입하기 위해 줄지어 기다리고 있다. 박경만 기자 mania@hani.co.kr

지난 14일 오전 8시30분, 경기 파주시 임진각 디엠제트(DMZ·비무장지대) 매표소에는 이른 시간인데도 외국인관광객 200여명이 셔틀버스 표를 구입하기 위해 길게 줄지어 서있었다. 임진각에서 출발해 도라전망대~제3땅굴~통일촌을 둘러본 뒤 2시간30분 만에 되돌아오는 셔틀버스 표 240장은 오전 9시 개표가 시작되자마자 순식간에 ‘매진’되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이날 오전 6시40분 서울 홍대앞에서 관광버스를 타고 출발해 7시30분께 임진각에 도착한 이탈리아 관광객 클라우디아 리냐히의 손에는 오후 1시30분 입장권이 쥐어졌다. 10일 일정으로 한국관광에 나선 클라우디아의 애초 이날 계획은 ‘하프데이 투어’(반나절 여행)라는 여행사의 안내에 따라 오전에 디엠제트관광을 마친 뒤 오후 3시30분 서울 강남의 네일숍에 가려 예약했으나 예약금 1만원을 날려야 했다. 그는 “다른 관광지들처럼 예약제로 하지 않고 이렇게까지 많이 기다리게 하는지 이상하고 이해가 안간다. 기다리는 시간이 너무 아깝다”고 했다.

지난 14일 임진각에서 디엠제트 관광에 나선 클라우디아 리냐히(오른쪽·이탈리아)씨와 헝가리(왼쪽)·독일(가운데) 관광객들. 박경만 기자 <a href="mailto:mania@hani.co.kr">mania@hani.co.kr</a>
지난 14일 임진각에서 디엠제트 관광에 나선 클라우디아 리냐히(오른쪽·이탈리아)씨와 헝가리(왼쪽)·독일(가운데) 관광객들. 박경만 기자 mania@hani.co.kr

한국을 처음 방문한 재미동포 에이브러햄 백(19·왼쪽)군과 어머니 자넷 조(54·오른쪽)씨가 지난 14일 DMZ관광을 위해 임진각에서 대기하고 있다. 박경만 기자 <a href="mailto:mania@hani.co.kr">mania@hani.co.kr</a>
한국을 처음 방문한 재미동포 에이브러햄 백(19·왼쪽)군과 어머니 자넷 조(54·오른쪽)씨가 지난 14일 DMZ관광을 위해 임진각에서 대기하고 있다. 박경만 기자 mania@hani.co.kr

이날 서울시티투어 등 4개 디엠제트 전문여행사는 아침 6시~6시30분께 외국인관광객 200여명을 태우고 서울에서 출발해 약 1시간 만인 7시~7시30분께 임진각에 도착했다. 하지만 디엠제트 셔틀버스가 오전 9시30분부터 오후 2시30분까지 1시간 간격으로 6회 운행되고 있어 임진각에 도착한 관광객들은 최소 2시간에서 길게는 6~7시간을 기다려야 했다. 더욱이 선착순으로 표를 팔아 여행사들은 남들보다 5분이라도 먼저 도착하기 위해 더 일찍 출발하고 도로 위에서도 속도경쟁을 펼쳐야 했다.

이같은 진풍경은 디엠제트 관광지를 관할하는 육군1사단과 파주시가 코로나19로 2년 넘게 폐쇄된 디엠제트 관광을 지난달 4일부터 재개했지만, 개별관광만 허용해 빚어진 것이다. 코로나19 이전에는 30명 이상 탄 전세버스 단체관광을 허용했지만,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내·외국인 포함해 셔틀버스로만 선착순으로 평일 6회(최대 240명), 주말 12회(480명) 운행하기로 한 것이다.

정하용(맨 오른쪽) 남북평화관광협의회장과 DMZ 전문 여행사 대표들이 14일 오전 매진된 임진각 매표소 앞에서 DMZ 관광 개선책을 요구하고 있다. 박경만 기자 <a href="mailto:mania@hani.co.kr">mania@hani.co.kr</a>
정하용(맨 오른쪽) 남북평화관광협의회장과 DMZ 전문 여행사 대표들이 14일 오전 매진된 임진각 매표소 앞에서 DMZ 관광 개선책을 요구하고 있다. 박경만 기자 mania@hani.co.kr

하지만 이같은 조처는 코로나 거리두기 해제 이후 세계 유일의 분단현장인 디엠제트를 직접 보려는 외국인 관광객이 급증하면서 현실을 외면한 탁상공론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정하용 남북평화관광협의회장은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려고 모두들 안간힘인데 파주(디엠제트)는 외국인들이 제 발로 찾아오는데도 못오게 막고 있다. 생존위기의 관광업계에 찬물을 끼얹은 것은 물론 한국관광에 먹칠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도영 서울시티투어 대표는 “고객들이 식사도 못하고 새벽에 출발한데다 장시간 기다려야해 불평불만이 많고 환불 요구도 속출하고 있다. 당장 개선이 어려우면 외국인 쿼터제라도 실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육군 1사단 관계자는 “코로나가 완전 종료되지 않아 파주시와 협의해 순차적으로 개방하기로 한 것”이라며 “개선책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임진각/글·사진 박경만 기자 mani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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