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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 새 정부 출범 직전 ‘문산-도라산 고속도로’ 최종 동의

등록 2022-05-09 15:03수정 2022-05-10 02:00

서부DMZ·민통선 생태핵심지역 통과
환경단체 “민통선 개발 물꼬터줘” 비판
문산~도라산 고속도로 노선도.
문산~도라산 고속도로 노선도.

비무장지대(DMZ)의 생태환경을 파괴하고 민간인통제구역 개발의 물꼬를 터주는 도로라고 비판 받는 ‘문산~도라산 고속도로’에 대해 환경부가 ‘조건부 동의’를 최종 통보했다. 문재인 정부 임기가 종료되기 직전, 국토교통부가 낸 환경영향평가서에 조건을 달아 동의해준 것이다.

9일 환경부와 환경단체 등의 설명을 종합하면, 환경부는 지난 4일 문산~도라산 고속도로 대상지의 생태자원 보전을 위해 생태계서비스지불제 계약지역 추가 확보, 멸종위기종 서식지 매입, 민관 상생협의체 지속 운영 등의 조건을 달아 국토부가 제출한 환경영향평가 보완서에 동의했다. 이로써 2018년 4월 27일 판문점 남북정상회담 직후부터 ‘문재인 정부 임기내 착공’을 목표로 추진돼온 문산~도라산 고속도로 건설사업에 대한 행정절차가 마무리됐다.

파주시 월롱면 능산리~장단면 도라산리까지 10.75㎞를 잇는 이 사업은 총 사업비 5634억원을 들여 2026년 완공을 목표로 추진된다. 서울~문산고속도로 종점에서 ‘평화대교’를 신설해 임진강 건너 장단반도 서쪽 끝과 비무장지대 남방한계선을 따라 산줄기를 통과해 통일촌 앞 백연·점원리 벌판에 나들목을 놓아 도라산역으로 연결하는 노선이다. 이 때문에 현지 주민과 환경단체들은 “서부 비무장지대 생태 핵심지역과 민통선 농경지를 단절시키고, 임진강 수생태계를 망가뜨리는 노선”이라고 반대해왔다.

‘임진강~디엠제트 생태보전 시민대책위원회’는 9일 성명을 내어 “퇴임 직전에 민통선 개발의 물꼬를 터준 문재인 정부의 결정을 규탄한다”며 “국토부가 문재인 정부 임기내 착공을 목표로 환경영향평가제도를 무시하다시피 하면서 무리하게 밀어붙여왔다. 사업에 대한 최종 결정 권한을 갖는 환경부는 애초 노선 변경 등을 요구하는 조건부 동의를 했지만 국토부의 압력에 무릎을 꿇고 말았다”고 비판했다.

앞서 환경부는 2020년 5월 국토부의 전략환경영향평가서에 대해 민통선 생태계 훼손이 우려된다며 기존 통일로 노선을 활용하거나 다리 대신 지하도로 건설 등 사실상 부동의에 가까운 ‘조건부 동의’를 했다. 하지만 국토부 산하 한국도로공사는 같은해 7월 ‘전략환경영향평가서 협의내용 의견서’를 통해 환경부가 제시한 ‘조건’을 이행하지 못하겠다며 조정을 요청했다. 도로공사는 그 근거로 △4·27 판문점 선언 이행 및 남북협력을 상징하는 핵심 사업 △남북협력 모멘텀 유지를 위해 현정부 임기 내 착공 필요 △미래 남북협력의 새로운 시대에 걸맞게 고속도로 신설 필요 등을 제시한뒤 코로나19 확산 와중에 환경영향평가 공람 및 설명회‧공청회를 강행했다.

노현기 임진강대책위 집행위원장은 “환경영향평가서 본안이 제출된 뒤 모든 정보가 차단된 상태에서 ‘재보완’ 통보도 아닌 최종 협의 의견을 대통령 퇴임 직전에 낸 것을 이해할 수 없다. 환경부의 입장변화가 국토부의 ‘의견서’ 때문인지 또 다른 압력은 없었는지 규명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환경부 관계자는 “국토부가 협의 내용을 반영하기 곤란하다는 의견서를 냄에 따라 환경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적극적인 대책을 강구하는 방향으로 협의했다. 외부 압력은 없었다”고 말했다.

박경만 기자 mani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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