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파주 오두산성에서 나무기둥을 세우기 위해 초석을 놓은 통일신라시대 내성벽이 처음 확인됐다. 파주시 제공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오두산성(사적 351호)에서 통일신라시대에 지어진 내성벽이 발견됐다.
파주시는 (재)가디언문화연구원과 함께 지난해 9월부터 지난달까지 진행한 파주 오두산성 학술발굴조사 결과 내성벽으로 추정되는 구간에서 통일신라시대 성벽을 처음으로 확인했다고 4일 밝혔다.
한강과 임진강의 합류지점에 자리한 길이 파주 오두산성은 사방이 가파르고 삼면이 강과 바다에 접해 있는 천혜의 요지에 축조된 길이 620m의 산성이다. 학계에서는 고구려와 백제의 격전지인 ‘관미성’으로 추정하며 역사적, 학술적, 문화적으로 그 중요성이 널리 알려져 있다.
이번 발굴조사 대상은 문화재청의 발굴허가를 받아 오두산성 내성벽으로 추정되는 구간 중 북동쪽 능선 구간이다.
파주시는 이번 조사에서 통일신라시대 성벽의 축조기법을 찾아낸 점을 최대 성과로 꼽았다. 특히 석축기단 안에 일정 간격(기둥 사이의 거리 2~3.5m)으로 나무기둥(영정주, 永定柱)을 세우기 위해 놓은 초석이 처음으로 확인됐다. 중부지방에서 영정주 초석을 놓은 성곽은 고려시대의 강화 중성과 청주 우암산성 등에서 조사됐지만, 통일신라시대 성벽으로는 이번에 발견된 오두산성 내성벽이 첫 사례다.
김아름 파주시 학예연구사는 “오두산성은 주변 통일전망대와 군사시설 때문에 성벽이 크게 훼손되었으며 그동안 제대로 발굴조사조차 이뤄지지 못했다”며 “이번 조사를 통해 나무기둥을 세워 성벽을 쌓는 통일신라시대의 축조기법을 처음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박경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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