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구독 35만명 ‘위라클’ 채널
지하철 리프트·화장실 등 장애인 현실 영상으로 알려
서울시복지상 대상…“시혜 성격 아니라 당당한 권리”
지하철 리프트·화장실 등 장애인 현실 영상으로 알려
서울시복지상 대상…“시혜 성격 아니라 당당한 권리”
“완전 소리 엄청 크네. (띠리띠리리) 동네방네 다 떠들고 다니는 느낌이네”
유튜브 채널 ‘위라클’을 운영하는 유튜버 박위(35)씨는 ‘휠체어 타고 강남역에 가면 생기는 일’ 영상에서 지하철 리프트를 타며 당황해했다. 시민들 옆으로 지나가는 리프트에서 흘러나오는 벨소리 볼륨이 너무 커서다. ‘장애인화장실 체험 영상’에서 박씨는 문이 잠긴 서울역·용산역 등 장애인화장실에 들어가지 못하고 돌아섰다. 경사로가 너무 높아 한강변 장애인화장실에 힘겹게 오르는 모습이 담긴 영상도 있다.
구독자 35만명이 넘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며 장애인의 일상 생활을 알려 온 박씨는 20일 ‘2022 서울시복지상 장애인 인권분야 대상’을 받았다. 서울시는 수상 이유에 대해 “일상에서 장애인 편의시설 개선‧확충이 ‘장애인을 위한 일방적인 배려와 양보’라는 시혜의 성격이 아닌, 당당한 사회 구성원이 누릴 수 있는 이동권‧사회 참여의 권리를 위해 이뤄져야 하는 것임을 주장하고 있다. 이는 장애인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전하는 동시에 장애에 대한 비장애인의 편견과 선입견 해소에 기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위라클 채널에서 인기가 많은 ‘휠체어로 혼자 버스를 타려고 했더니’ 영상은 조회수가 450만회를 넘어선다.
박씨는 2014년 한 의류회사에서 일하던 중 사고로 목뼈가 부러져 ‘전신마비’ 판정을 받았다. 2019년 위라클팩토리를 설립해 유튜버로 활동을 시작했다. 채널명 ‘위라클(weracle)’은 ‘우리(we) 모두에게 기적(miracle)을’이라는 뜻을 담은 합성어다. 박씨는 이 채널을 통해 “장애인도 비장애인과 마찬가지로 주체적인 삶을 살아가는 사회 구성원이고, 인간으로서 존중받아야 하는 인격체”라고 강조한다.
한편 전날 오세훈 서울시장은 신림선 서원역 장애인 편의시설을 점검, “2024년까지 ‘1역사 1동선’을 100% 확보하겠다”고 약속했다. ‘1역사 1동선’은 장애인 등 교통약자가 다른 이들의 도움 없이 엘리베이터 등을 이용해 지상에서 승강장까지 하나의 동선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이다. 지난 3월 기준 서울지하철 1역사 1동선 확보율은 93.6%다. 30년이 넘은 일부 노후역사에 엘리베이터가 설치되지 않는 등 교통약자의 동선 확보가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손고운 기자 songon11@hani.co.kr
![유튜브 채널 ‘위라클’의 유튜버 박위씨가 올린 대중교통 체험 영상. 유튜브 갈무리 유튜브 채널 ‘위라클’의 유튜버 박위씨가 올린 대중교통 체험 영상. 유튜브 갈무리](http://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823/533/imgdb/original/2022/0420/20220420501709.jpg)
유튜브 채널 ‘위라클’의 유튜버 박위씨가 올린 대중교통 체험 영상. 유튜브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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