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고양시민들이 18일 오후 고양시 새마을회관에서 열린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탄소제로 생태숲 조성 고양네트워크 발기인대회 발족식에 참석하고 있다.
경기 고양시민들이 미국 뉴욕의 센트럴파크를 본떠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도심 ‘탄소제로 생태숲’ 조성을 추진하기로 하고, 범시민 운동에 나섰다.
고양지역 시민사회단체 활동가 등 시민 100여명은 18일 저녁 7시 고양시 새마을회관에서 ‘탄소제로 생태숲 조성 고양네트워크’(가칭) 준비위원회 발기인대회를 열어, 시 승격 30주년과 특례시 원년을 맞아 고양시 탄소중립 실천의 한 방안으로 킨텍스와 일산테크노밸리 부지 사이 개발 유보지 49만5000㎡(15만평)에 고양시 첫번째 ‘탄소제로 생태숲’을 조성하자고 제안했다. 고양시 탄소제로숲 조성 후보지 주변에는 향후 10년 안에 킨텍스 3전시장과 일산테크노밸리, 씨제이(CJ)라이브시티 공연장, 영상미디어밸리, 장항택지지구, 제이디에스(JDS)지구 등 산업단지와 아파트가 집중적으로 들어설 예정이다.
시민들은 발기인 선언문을 통해 “우리나라는 국토 63%가 산림이지만 인구 92%가 도시에 거주하고 있고 에너지 소비와 대기오염도 도시에서 집중 발생해 도시숲과 녹색 공간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며 “도시숲은 도심 생태계 회복, 미세먼지로부터 안전한 공간 확보, 기후취약계층 산림복지, 도심 기온 저감, 도시경관 향상, 문화여가 공간 확보, 재난 때 대피처 등과 탄소중립 실현에 큰 구실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날 준비위는 킨텍스 주변 탄소제로숲을 뉴욕 센트럴파크처럼 만들자고 제안했다. 1858년 조성된 뉴욕 센트럴파크는 남북 4.1㎞, 동서 0.8㎞(약 100만평)에 이르는 세계 최대 도시공원으로, 150년 전 뉴욕 시민들이 개발론자들의 반대를 억누르고 만들어 오늘날 뉴욕시 허파이자 다양한 동식물의 보고가 됐다.
경기 고양시민들이 18일 오후 고양시 새마을회관에서 열린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탄소제로 생태숲 조성 고양네트워크 발기인대회 발족식을 마친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탄소제로숲 고양네트워크’ 상임대표에는 최준수 고양평화누리 상임대표가 선임됐으며, 유재덕 고양종교인평화회의 대표회장과 강경민 평화통일연대 상임대표, 임봉구 서울대 교수, 유정길 불교환경연대 녹색불교연구소장, 이영아 고양신문 대표 등 9명이 공동대표를 맡았다. 탄소제로숲 고양네트워크는 이날 발기인대회를 시작으로 시민, 사회단체, 전문가 등을 아우르는 범시민운동을 전개할 예정이다.
최준수 상임대표는 “탄소중립 실행 방안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이산화탄소 배출량에 상응하는 만큼의 숲을 조성해 산소를 공급하는 것”이라며 “(뉴욕처럼) 고양시도 곳곳에 탄소제로 청정 숲을 만들어야 하며 도시숲 가꾸기 운동이 전국적으로 퍼져나가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심온 실행위원장은 “탄소제로숲 예정 부지의 대부분이 사유지 농림지역으로, 숲 조성을 위해서는 예산 약 4000억원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시민들의 자발적인 기증·기부로 보존가치가 높은 땅을 매입하는 트러스트 운동도 함께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글·사진 박경만 기자
mani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