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동구 성수동1가 683번지 일대 모습. 서울시 제공
서울숲 옆 삼표레미콘 공장이 44년 만에 사라진다. 하지만 삼표산업이 부지를 매입하기로 하면서 2015년 폐수 무단 방류 사건을 계기로 추진된 서울시 매입·공원화 추진은 취소돼 이 땅이 어떻게 변모할지는 물음표로 남았다.
서울시는 28일 자료를 내 “서울 성동구 성수동 삼표레미콘 공장이 이날 해체 공사에 들어가 오는 6월30일까지 완전 철거된다”고 밝혔다. 현대제철(토지 소유주)·삼표산업(공장 운영사)·서울시·성동구가 논의를 진행한 끝에, 삼표산업이 현대제철로부터 공장 부지를 매입해 활용하기로 했다.
구체적인 부지 활용 방안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서울시는 “토지를 매입하는 삼표산업이 6월 이후 개발계획을 수립하고, 이 과정에서 시와 협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오세훈 서울시장은 “청년 첨단 혁신 축 강화와 미래 서울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중요한 전략적 부지로 검토할 계획”이라며 “서울숲과 연계한 수변 거점으로 변화시켜 많은 시민뿐 아니라 전세계 관광객이 찾아오는 서울의 대표 명소로 재탄생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삼표레미콘 공장 철거는 지역의 숙원이었다. 2015년 10월 삼표산업 공장폐수 무단 방출이 적발되면서 시민사회에서 공장 퇴출 운동이 일었고, 2017년 10월18일 서울시·성동구·삼표산업·현대제철이 “서울숲 완성 등을 위한 삼표산업 성수공장 이전 및 철거와 공원 조성에 합의한다”는 이전협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올해 1월 계획이 변경됐다. 대체 부지 마련, 공원 조성 비용 문제 등으로 공장 철거가 진척되지 않자, 4자 협의를 통해 삼표산업이 부지를 매입하기로 한 것이다. 시는 “시유지인 서울숲 주차장 부지를 준주거지역으로 용도변경해 매각하고 그 비용으로 철거 부지를 수용해 공원을 조성할 방침이었으나, 도시계획상 문제가 있다는 공감대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김기대 서울시의원(성동구3)은 “당시 협약 방점은 공원 조성이 아니라 공장 철거에 있었다. 방향을 튼 게 나쁜 건 아니다”라면서도 “민간개발 과정에서 지역주민, 성동구민들과 협의해 ‘어떤 개발을 하겠다’는 의견이 오갔으면 하는 바람은 있다”고 말했다. 정원오 성동구청장도 “자연경관을 고려한 최적의 부지 활용 방안을 검토해 서울숲과 조화되고 시민에게 사랑받는 공간으로 조성해달라”고 당부했다.
손고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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