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유니버설디자인 적용안내서에 있는 수유실 예시 사진. 서울시 제공
공공기관의 육아편의공간(수유실)은 남성·장애인·노인 등이 이용하기 불편하단 지적이 이어지는 가운데, 서울시가 누구나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유니버설디자인 모델’을 만들어 안내서를 제작했다. 유니버설디자인이란 성별·나이·장애·국적에 관계없이 누구나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디자인을 뜻한다.
서울시는 22일 “남성과 장애인 등 누구나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육아 편의 공간의 유니버설디자인 모델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시는 “육아는 엄마의 몫이라는 통념에서 벗어나 남성, 장애인 등 누구나 제약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공간을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공공기관 화장실 가운데 여자 화장실에만 아기 기저귀 갈이대가 있어, 남성은 기저귀를 갈기 힘들다. 이에 남성도 기저귀를 갈 수 있는 육아편의공간을 만들도록 권고한다. 또 장애인이 육아편의공간에서 아이 분유를 탈 때 주방 하부 공간이 비어 있지 않으면 휠체어가 들어가기 힘들다. 따라서 공간을 확보해 휠체어나 의자를 둘 수 있게 했다. 또한, 근력이 약한 노인 등 보호자가 기저귀 갈이대로 아이를 들어 올리기 힘들 수 있어, 다목적 발판을 설치해 쉽게 기저귀를 갈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따라 이 모델은 서울시가 짓는 기관에는 의무적용되고, 각 자치구도 기관을 지을 때 서울시 유니버설디자인센터에 상담을 요청할 수 있다. 앞서 서울시 유니버설디자인센터는 작년 공모를 통해 구로구 보건소·서울공예박물관을 시범 대상지로 선정해, 이곳 육아 편의공간에 유니버설디자인 모델을 적용한 바 있다.
시는 이번에 제작한 안내서를 센터 누리집(www.sudc.or.kr)에 게시하고, 시 산하기관 및 25개 자치구에도 책자로 배포한다. 주용태 서울시 문화본부장은 "시민이 공공공간을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유니버설디자인 사례를 지속해서 만들어나가겠다"고 말했다.
손고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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