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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잣돈 모으는 재테크 좀…” 서울 영테크에 청년 1800명이 몰리다

등록 2022-03-22 04:59수정 2022-03-22 07:38

작년 11월 ‘서울시 재무상담’ MZ 세대에 인기
상담 받은 청년 96% “도움됐다” 만족도 높아
‘서울 영테크’에 참여하고 있는 우태용 재무상담사가 지난 16일 청년 재무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손고운 기자
‘서울 영테크’에 참여하고 있는 우태용 재무상담사가 지난 16일 청년 재무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손고운 기자

지난해 11월 시작한 청년(20∼30대) 대상 무료 재무상담인 ‘서울 영테크’ 서비스에 1800명 넘는 청년들이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온갖 재테크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 서울시가 주관하는 재무상담이 이렇게 큰 호응을 끌어낸 이유는 무엇일까.

회사원 유다솔(30·서울 마포구)씨는 지난해 말 ‘서울 영테크’를 찾았다. 사무직 초년생들 평균 월급 정도를 받고 있어 당장 생활이 어려운 건 아니지만, 월세와 식비 등을 쓰고 나면 손에 남는 게 별로 없는 현실은 이런저런 고민거리를 안겨줬기 때문이다. 유씨는 “우리 세대에겐 부동산 장벽이 너무 높아졌다. 일단 종잣돈부터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유튜브나 책에 주식 관련 정보는 많지만, 내 소득·자산 상황에 딱 맞는 조언은 찾기 어려워 서울 영테크를 찾게 됐다”고 말했다. 회사원 김규리(36·서울 은평구)씨도 “경제활동을 늦게 시작해 돈을 많이 못 모았다”며 “부모님 집에 함께 살고 있어 언젠가는 독립해야 할 텐데 부동산값이 폭등해 부모님 세대처럼 집을 살 수 있을지 고민된다”고 말했다.

실제 ‘서울 영테크’를 찾은 청년 대다수가 주거 불안을 첫손에 꼽았다고 한다. 국제재무설계사(CFP)인 우태용 상담사는 “상담받는 청년들의 최대 관심사는 아무래도 주거 문제”라며 “부동산 가격이 계속 오르는 걸 보며 부동산을 마련해야 한다는 생각은 강해졌는데, 가격이 너무 올라 괴리감이 커졌다. 일단 종잣돈을 마련해 주식 등 재테크를 하지 않으면 앞으로 집을 살 수 없을 것이란 불안감이 있다”고 말했다.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국토연구원이 지난달 23일 낸 ‘2030 미혼 청년의 주거여건과 주거인식’ 보고서에서도, 무주택 미혼 청년 가운데 77%는 “내 집을 꼭 소유해야 한다”고 답했지만 본인 소득과 자산을 고려해 10년 이내에 주택을 소유할 수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42.6%에 그쳤다. 특히 ‘내 집을 꼭 소유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무주택 청년 81.3%는 “부모의 경제적 지원을 기대하고 있다”고 답했다.

주거비 부담이 큰 서울의 상황은 더욱 심하다. 서울연구원이 지난해 12월 발간한 ‘서울시 청년의 다차원적 빈곤 실태’ 보고서를 보면, 서울 청년의 소득빈곤율은 개선되는 추세였지만 자산빈곤율(순자산이 3개월간 최저생활에 필요한 수준에 못 미치는 경우)은 2010년 45.5%에서 2019년 57.6%로 12.1%포인트 높아졌다. 같은 기간 전국 평균 상승률(6.5%포인트)의 두배 수준이다. 보고서는 “전통적으로 청년빈곤은 부모에게서 독립하는 시기에 나타나는 일시적 현상으로 여겨졌으나, 노동시장 불안정성 심화와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일자리 소멸은 청년빈곤 위험을 높였다”고 지적했다.

우 상담사는 “코로나19 이후 주식시장에 뛰어든 청년들이 많아졌는데, 최근 이 청년들이 ‘손실이 나고 있는데 어떻게 방어하고 대응해야 하느냐. 원치 않는 장기투자를 해야 하느냐’ 같은 고민을 상담해온다”며 “재무제표 분석, 투자기업 관련 뉴스 챙기기 등 기본적인 부분을 잘 챙겨야 한다는 설명부터 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영테크’ 전담사무국 김수미 국장은 “재테크가 중요해진 시대를 살고 있지만 공교육에서 재무 관련 교육은 전혀 없어 ‘갈증’이 있었던 것 같다”며 “민간 재무상담은 아무래도 상품 판매 위주 등일 수밖에 없어, 공공영역을 찾는 청년들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김 국장은 상담 신청자 가운데 여성(1484명)이 80%가량을 차지한 것과 관련해 “왜 그런지 조사된 건 없다”며 “요즘은 미혼이거나 비혼인 여성 등이 재무에 많은 관심을 갖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글·사진 손고운 기자 songon1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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