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서울시의회 운영위원회에서 정진술 의원이 김상인 사무처장에게 질의하고 있다. 시의회 영상회의록 갈무리
“사무처를 관할하는 (서울시의회) 운영위원회가 꿔다놓은 보릿자룹니까? 의장하고만 하겠다는 겁니까? 운영위원회에 보고해야지.”(정진술 시의원)
“어디에 그런 근거가 있습니까? 의회 사무처 인사권자는 (시의회) 의장님입니다. 운영위·상임위에 보고는 드리지만….”(김상인 사무처장)
“시의회가 의장 겁니까? 110명 의원이 있고 그 중 한명이 의장입니다.”(이호대 시의원)
지난 18일 서울시의회 운영위원회에서 시의회 수석전문위원 공개모집 문제를 놓고 서울시의회 의원들과 사무처장이 설전을 벌인 데 이어, 21일 운영위는 김 처장 해임촉구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김 처장은 지방의회 독립성이 강화되며 지난해 11월 서울시의회가 자체 선발한 첫 사무처장(개방형 1급·임기 2년)이다. 기존 사무처장은 서울시장이 임명해왔다. 불과 석달 전에 시의회 인사권 독립의 상징적인 자리에 앉힌 사람을, 일부 시의원들이 내쫓아야 한다고 나선 셈이다. 행정안전부 관료 출신인 김 처장은 차관급인 소청심사위원장까지 지내고 대덕대 총장을 거쳐, 서울시의회 사무처장 공모에 응모해 선발됐다.
이번 충돌은 지난 17일 시의회 의장단이 2년 계약 기간이 끝난 수석전문위원들 가운데 운영·환경수자원·도시안전건설·교통·교육·예결특위전문위원실 수석전문위원 여섯자리를 공개모집하겠다고 밝히며 시작됐다. 수석전문위원은 상임위에서 조례안·예산안·청원 등 안건을 검토·보고하고, 시의원의 입법 활동을 지원한다.
일부 시의원들은 “수석전문위원들도 일반공무원과 마찬가지로 2년 계약 뒤 별문제가 없으면 3년 더 계약해야 한다”고 반발했고, 이에 의장단은 “일부 자질에 문제가 제기된 수석들에 대해 제로베이스에서 재공모하는 것이 독립된 인사권을 제대로 행사하는 것”이라고 맞섰다. 운영위 시의원 13명 가운데 12명과 김인호 의장은 모두 더불어민주당 소속이어서, 이번 충돌은 시의회 민주당 내부 갈등인 셈이다.
다만, 이번 운영위 해임 촉구가 본회의 통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이날 본회의에도 김 처장 해임안은 상정되지 않았다. 시의회 관계자는 ”사무처장은 공모 당시 임기 2년을 보장했기 때문에 비위 등으로 처벌받지 않은 이상 쉽게 해임할 수 없다. 해임을 촉구했다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양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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