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구 탄천둘레길을 다니는 자율주행 순찰 로봇. 서울시 제공
21일부터 서울 광진구 어린이대공원과 송파구 탄천둘레길에서 자율주행 순찰 로봇을 볼 수 있다. 비명·화재 등 위험상황을 감지하는 역할에 더해 안내방송·길거리 방역 등도 담당한다.
서울시는 20일 스타트업 ‘도구공간’이 개발한 자율주행 순찰 로봇 2대를 공원순찰 업무에 투입한다고 밝혔다. 높이 약 1m인 이 로봇은 비명·화재 등 위험상황을 감지하면 관제실에 알림을 보내고 관련 영상도 전송한다. 사이렌으로 주변에 긴급상황임을 알린다. 서울시는 “공공장소에서 긴급상황이 발생했을 경우 신속한 대응으로 사고·범죄를 예방해, 시민들이 야간에도 보다 안전하게 공원을 이용하도록 지원한다”고 밝혔다.
순찰 로봇에는 야간시간 퇴장 안내, 시설이용 때 주의사항 안내 등 기능도 탑재됐다. “안녕하세요. 서울시 자율주행 순찰 로봇입니다. 어린이대공원 마감시간은 밤 10시까지입니다. 잠시 후 조명이 소등될 예정이며, 편의시설 운영도 종료됩니다. 안전하게 귀가해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음성 안내가 이뤄진다. 소독약 분사, 발열체크 등 방역관련 기능도 탑재됐다.
현행 보행안전법 등에 따르면 로봇은 차로 분류돼, 그간 보도에서 자율주행 순찰 로봇 운행이 불가능했다. 하지만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해 12월30일 산업융합 규제특례심의위원회에서 공원 자율주행 순찰 로봇 관련 규제특례를 승인하면서 운행이 가능해졌다.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를 출시할 때 신기술을 적용할 수 있도록 일정 조건에서 법적 규제를 유예·면제해주는 ‘규제샌드박스’가 적용됐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앞으로 순찰 로봇이 수집하는 주행데이터를 자율주행 로봇의 법적 규제를 개선하는 기초자료로 활용할 예정이다. 김대허 서울시 스마트도시인프라팀장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센서가 있어 사람을 피해가도록 설계돼 있지만, 시범 운영이다보니 당분간 사람이 함께 돌아다니면서 살필 예정”이라며 “시험 적용으로 상용화 가능성을 알아보는 단계이고, 별문제가 없으면 향후 규제를 완화해 서울 전역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손고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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