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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민 ‘쓰레기 다이어트’ 도전…배출량 40% 감량, 비결은?

등록 2022-01-19 04:59수정 2022-01-19 09:30

‘시장에서 장보기’ 5인가구
비닐봉지·장바구니 항상 휴대
배출량 6㎏→2.3㎏…62% 감소

‘물건포장 줄이기’ 4인가구
카페 갈때 텀블러·일회용품 자제
조금만 신경써도 30% 줄어들어

‘꼼꼼한 분리수거’ 1인가구
종이·플라스틱·캔 등 철저 분리
종량제 쓰레기 절반이나 줄어
서울시 ‘쓰레기 다이어트’ 프로그램에 참가한 윤선영씨가 지난 10일 서울 관악구 자택에서 재활용품 무게를 측정하고 있다. 손고운 기자
서울시 ‘쓰레기 다이어트’ 프로그램에 참가한 윤선영씨가 지난 10일 서울 관악구 자택에서 재활용품 무게를 측정하고 있다. 손고운 기자

“쓰레기 다이어트 성공하려면요? 분리배출도 중요한데, 사실 처음부터 쓰레기를 안 사는 게 더 중요해요.”

서울 관악구에 사는 윤선영씨는 서울시 ‘쓰레기 다이어트’ 프로그램에 참가하면서, 2주에 한번씩 버리던 10리터짜리 쓰레기봉투를 한달에 한번씩 버리게 됐다. 코로나19로 환경 문제에 관심을 가지면서 쓰레기 배출을 꽤 줄였는데, 이번 기회에 또다시 절반으로 줄였다. 1인 가구 참가자인 윤씨는 “대형마트에서 식자재를 사오면 비닐봉지와 플라스틱 등 버려야 하는 쓰레기가 너무 많아 물건을 용기에 바로 담아오기 좋은 시장을 이용한다”며 “인스타그램에서 ‘제로웨이스트’(무포장)를 검색하면 쓰레기를 덜 만들며 물건을 살 수 있는 상점을 찾을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2019년 기준 서울시에서 배출되는 하루 쓰레기 총량은 9869t이다. 종량제 봉투로 배출되는 쓰레기는 3156t이고, 나머지는 재활용품(3886t)과 음식물쓰레기(2827t)다. 서울시 자원순환과는 “쓰레기 배출 경로가 워낙 다양해 파악에 시간이 걸려, 한국환경공단이 최근 2020년 쓰레기 총량을 집계 중”이라며 “코로나19 영향으로 음식 배달과 온라인 쇼핑이 늘면서 쓰레기도 더 늘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이에 서울시는 지난해 9~11월 시민 164가구와 함께 ‘쓰레기 다이어트’ 프로그램에 나섰다. 참가 시민들은 시의 조언을 받아 쓰레기를 줄이면서 배출량 일지를 썼고,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서로의 쓰레기 감량 방법, 분리배출 요령 등을 공유했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시민들은 3개월 만에 월평균 쓰레기 배출량을 5.81㎏에서 3.44㎏으로, 41%나 줄였다.

다른 참가자들이 쓰레기를 줄인 비법은 비슷했다. 서울 은평구에 사는 5인 가구 참가자 나수영씨도 쓰레기 월평균 배출량을 6㎏에서 2.3㎏으로 줄인 비결로 ‘시장에서 장보기’를 꼽는다. 나씨는 “식구가 많아 장 볼 일이 수시로 있어, 항상 가방에 비닐봉지와 장바구니 하나씩을 준비해 다닌다”며 “흙이 많이 묻은 야채 등 특수한 경우만 가져간 비닐에 담고, 그 비닐은 씻어서 재활용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시장에서 생선을 살 땐 냉동식품 포장 봉지를 지퍼백처럼 활용하면, 밀봉도 잘되고 내용물이 새지 않아 좋다”고 전했다. 4인 가구 참가자 박창훈씨는 “카페에 갈 때 텀블러를 쓰고, 가게에서 물건을 살 땐 포장을 가급적 줄여달라고 부탁하고,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는 정도만 노력했다”며 “쓰레기가 30%가량은 줄었다”고 말했다.

꼼꼼한 분리수거도 쓰레기 감소에 도움이 됐다. 특히 1인 가구의 경우 종량제 봉투 쓰레기가 49%나 줄어들었다고 한다. 재활용품 감소율(25%)의 두배 수준이다. 이소연 서울시 생활폐기물감량팀장은 “기존에 종량제 봉투에 버리던 쓰레기를 재활용품으로 분리배출한 결과”라고 말했다. 실제 참가자들 가운데 ‘종이·플라스틱·비닐·캔 등의 분리배출을 더 철저히 했더니, 일반 쓰레기로 버릴 것이 많지 않아 놀랐다’는 반응을 나타낸 이가 여럿이었다고 한다.

참가자들은 쓰레기를 줄이는 시스템 구축 필요성도 얘기했다. 나씨는 “대형마트에서 장을 봐도 쓰레기를 줄일 수 있는 기회와 환경이 만들어지면 좋겠다. 자치구와 기업 등이 머리를 맞대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박씨는 “아파트와 달리 단독주택이나 다세대주택 밀집지역엔 제대로 된 분리수거함이 마련돼 있지 않아 쓰레기들이 거리에 나뒹구는 경우가 많다. 노인 일자리 등을 활용해 쓰레기 배출 시간대만이라도 분리수거망을 더 많이 설치해주면 좋겠다”고 제언했다.

손고운 기자 songon1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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