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파주시는 임진각 관광지를 방문하는 관광객의 편의를 위해 주차비 등 시설 사용료를 하이패스로 결제할 수 있도록 ‘하이패스 차로’를 운영한다고 11일 밝혔다. 임진각 관광지는 아프리카돼지열병과 코로나19 사태 이전까지만 해도 연간 500만명가량이 방문하는 국내 대표적 안보관광지다.
파주시 등의 설명을 종합하면, 임진각 관광지는 군사분계선에서 7㎞ 남쪽에 임진강을 사이에 두고 위치하며 한국전쟁의 흔적이 남아있는 비극의 현장이다. 임진각 일대는 전쟁이 끝난 뒤 육군 1사단 장병들의 면회 장소로 사용됐다. 그러던 중 1972년 7·4 남북공동성명 이후 실향민들을 위해 임진각 건물을 세웠으며 그 이후 주변에 시설이 들어서면서 1991년 9만2400㎡ 규모로 임진각 관광지로 지정받았다.
임진각 관광지에 전시된 경의선 장단역 증기기관차.
임진각은 1971년 4월 박정희 전 대통령이 전방 시찰 때 사설 매점을 운영하던 장소에 임진각을 건립하라고 지시해 건축된 것으로 알려진다. 당시 박 전 대통령은 사설 매점 건물이 ‘㈜해태제과에서 운영하는 면회소 겸 다방’이라는 1사단장의 설명을 듣고, 이틀 뒤 해태제과 대표를 청와대로 불러 연필로 스케치한 임진각 모형도를 제시하면서 임진각 건립을 지시했다. 1972년 12월 완공돼 해태제과에서 운영하다가 2005년 경기관광공사가 매입해 운영하고 있다.
임진각 관광지 철조망에 평화와 통일을 염원하는 리본이 내걸려있다.
임진각에는 실향민들이 명절마다 고향을 향해 제사나 차례를 지내는 추모 제단으로 1985년 조성된 ‘망배단’과, 1953년 공산군의 포로였던 1만2773명의 국군과 유엔군이 귀환한 ‘자유의 다리’가 있다. 1998년 통일대교가 건설되기 전까지 자유의 다리를 이용해 판문점과 민통선 이북지역을 출입했다. 또 한국전쟁 당시 폭격으로 파괴돼 교각만 남아있던 경의선 상행선 철교의 교각에 스카이워크를 설치한 관광형 인도교인 ‘독개다리’와 2000년 세워진 평화의 종, 평화의 돌, 경의선 장단역 증기기관차, 철도중단점, 경의선 철길 등이 있다. 2000년대 들어서는 2005년 3만평 규모로 조성된 ‘평화누리’와, 2020년 개통해 임진각~캠프 그리브스를 오가는 ‘평화곤돌라’, 2017년 개관한 ‘국립 6·25전쟁납북자기념관’ 등 새로운 시설이 들어서면서 대규모 관광지가 되었다.
주말과 휴일에는 하루 평균 1만여명이 꾸준히 찾고 있지만, 그동안 유인매표소 1곳만 운영돼 진입 과정의 교통체증을 겪었다. 파주시 관계자는 “교통체증 해소와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비대면 결제 서비스 확대 차원에서 임진각 관광지 매표소 입구에 하이패스 전용차로를 도입했다”고 밝혔다. 임진각 관광지의 입장 요금은 차량 1대당 2천원이다.
글·사진 박경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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