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살짜리 딸을 집에 혼자 방치해 숨지게 한 30대 엄마가 중형을 선고받았다.
인천지법 형사13부(재판장 호성호)는 5일 열린 선고 공판에서 아동학대 살해와 시체유기 등 혐의로 기소된 ㄱ(32)씨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또 ㄱ씨에게 4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 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하고 10년간 아동 관련 기관에 취업하지 못하도록 제한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38개월에 불과한 피해자를 사흘 이상 홀로 집에 놔두면 사망할 수 있다고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며 “피해자가 겪었을 육체·정신적 고통이 상당히 컸을 것으로 판단되고 피고인의 죄책도 무겁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6일 결심 공판에서 “생후 38개월에 불과한 피해자가 집에 홀로 방치돼 겪었을 배고픔과 외로움은 쉽게 짐작할 수 없다”며 ㄱ씨에게 징역 25년을 구형했다.
ㄱ씨는 올해 7월21일부터 같은 달 24일까지 인천시 남동구 한 빌라에 딸 ㄴ(3)양을 방치해 살해하고 주검을 유기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그는 남자친구를 만나러 집을 나갔다가 77시간이나 지나 귀가했고, 숨진 ㄴ양을 발견하고도 곧바로 119에 신고하지 않았다. ㄱ씨는 ㄴ양 주검을 집에 그대로 둔 채 다시 집을 나와 2주 동안 남자친구 집에서 숨어 지냈으며 지난 8월7일 귀가해 119에 신고했다. 조사 결과 ㄱ씨는 7월21일 집에서 나가면서 과자 한 봉지, 젤리, 아동용 주스 2개만 ㄴ양에게 줬다. ㄱ씨가 집을 비운 동안 ㄴ양은 심한 탈수 등으로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박경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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