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2월 대전 중구 테크노파크 앞 가로수들. 이런 나무들은 절단면을 통해 세균이 침투해 나무가 썩고 전복될 수도 있다. ‘가로수를 아끼는 사람들’ 제공
해마다 반복되는
무자비한 가지치기에 관해 시민 10명 가운데 8명 가량은 “지나치다”고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환경운동연합은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7일까지 시민 528명을 대상으로 벌인 조사에서 ‘길거리에서 흔히 보는 가로수 모습이 어떠한가’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64.4%가 “보기 흉하다”고 답했으며 가지치기 방식에 대해서도 응답자의 84.4%가 “좋지 않다”고 했다. 무리한 가지치기 탓에 가로수들이 정상적인 기능을 하지 못할 것이라는 답변도 75.2%에 달했다. ‘가로수를 더 늘려야 한다’는 의견의 비중은 93.5%에 달했다.
최영 서울환경운동연합 활동가는 “우리나라 가로수들이 처한 상황이 알려지면서 시민들의 분노와 안타까움도 점점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시민들은 가지치기 규범을 제도화 해야한다고 했다. 응답자의 92.6%는 ‘나무권·나무복지제도 등의 제도적 보호방안 도입이 필요하다’는 데 동의했다. 또 가장 시급하게 해야 할 것으로 ‘가로수 가지치기에 대한 법규와 매뉴얼 개선’(44.5%)을 꼽았다. ‘전문가 교육’(20.6%), ‘나무권·나무복지제도 등 제도적 보호방안 도입’(19.5%) 등의 응답이 뒤를 이었다.
최 활동가는 “시민들은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며 “기후위기와 감염병으로부터 안전한 미래를 위해 도시의 지속가능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한다. 인간의 책임과 자연의 권리, 그 시작에 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16일 오후 2시부터 국회에서 강득구·강준현·김성환·맹성규·윤준병 의원 주최로 ‘가로수 가지치기 개선방안 모색 정책토론회’가 열린다. 토론회는
‘강득구 티브이’(TV)가 생중계한다. 가로수 가지치기 문제를 다룬 국회 토론회가 열리는 것은 처음이다.
김양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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