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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강남 이웃끼리 등돌린 4년

등록 2006-01-25 19:35수정 2006-01-26 00:26

“학교 세우자” “안된다” 찬-반 나뉘어
서울 강남에서 한 초등학교의 설립을 놓고 4년 넘게 주민 대 주민, 기관 대 기관의 다툼이 벌어지고 있다. 반지름 1㎞ 이내에 3개 초등학교가 있는 지역 한가운데 다시 학교를 세우는 문제를 놓고 학교를 지어야 한다는 ‘신축파’ 주민들과, 예산 낭비라고 주장하는 ‘반대파’ 주민들이 서로 맞서고 있다. 여기에 감사원이 시교육청의 신축 결정을 뒤집으면서 신축파 주민들이 “감사원 감사를 못 믿겠으니 감사원을 감사해 달라”며 사상 처음으로 ‘국민감사’를 청구하는 등 다툼이 끊이지 않고 있다.

ㅍ건설이 2001년 한국토지공사로부터 서초구 잠원동의 3159평짜리 학교용지를 사 골프연습장과 상가 건물을 지은 것이 발단이었다. 당시 ㅍ건설은 시교육청으로부터 “학교 건립 계획이 없다”는 답변을 듣고 건물을 짓기 시작했다. 그러나 2003년 인근 아파트 주민들이 골프장 소음으로 피해를 본다며 가구당 200만원씩 모두 20억원을 보상할 것을 ㅍ건설에 요구했다. ㅍ건설이 이 요구를 거부하자, 주민들은 다시 “이 땅에 학교를 세워 달라”고 시교육청에 민원을 냈다. 법률상 학교용지를 샀더라도 학교 설립이 확정되면 이를 되팔아야 한다.

교육청-감사원도 교육수요 견해달라 ‘혼선’
소음 논란서 출발→‘빈부 감정대립’ 으로 확산

시교육청은 이 민원을 받아들여 2003년 10월 경원초등학교(가칭)를 신설하기로 결정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반포3동과 잠원동 주민 300여명이 학교 신축을 반대하고 나서 시교육청을 상대로 ‘학교시설사업 시행계획 취소 소송’을 냈다.

이들은 문제가 된 학교터 반지름 1㎞ 안에 이미 반원·신동·원촌 등 3곳의 초등학교가 있으며, 반원초교는 51학급에 학급당 학생 39.2명, 신동초교는 50학급에 학급당 학생 37.4명 수준이어서 교육 수요가 크지 않은데도 예산 500억원을 들여 새 학교를 짓는 것은 ‘특혜’라고 지적하고 있다. 반대파 주민들은 “굳이 새 학교를 세우려는 것은 대형 평수 아파트 주민들이 길 건너 소형 평수 및 다가구주택에 사는 아이들과 자신의 자녀를 같은 학교에 보내기 싫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 소송 1·2심에서 패소한 반대파 주민들은 2005년 3월 감사원에 감사를 청구했고, 감사원은 같은 해 8월 “학교 신설을 전면 재검토하라”는 권고를 내놨다. 감사원은 주민등록을 기초로 미래 취학 학생 수를 추정해 3개 학교만으로도 2011년께 교실 24개가 남아돈다고 지적했다. 이에 ‘신축파’ 주민 892명은 ‘경원초교 유치위원회’를 중심으로 감사원 감사가 잘못됐다며 “감사원을 감사해달라”고 다시 국민감사를 청구(?5c<한겨레> 2005년 11월19일치 14면 참조)했다. 감사원이 지난달 27일 이 청구를 각하했지만, 신축파는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감사원장 면담을 신청했다.

강남교육청은 “감사원 권고는 재검토해 보라는 얘기일 뿐”이라며 “대법원의 판단이 나올 때까지 학교 설립 추진을 계속할지 언급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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