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돼지열병에 이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전염병에 대한 우려가 큰 가운데, 중국에서는 인수 공통 감염병인 브루셀라병이 번져 사람을 위협하고 있다.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해 여름 중국 서북부 간쑤성에서 백신 생산공장의 부주의 탓에 발생한 브루셀라병 집단감염으로 현재까지 1만명 이상이 양성 진단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는 중무(中牧) 란저우생물제약공장이 지난해 7~8월 동물용 브루셀라병 백신 생산 과정에서 사용 기한이 지난 소독약을 쓰면서 발생했다. 브루셀라균이 포함된 폐기물이 제대로 살균되지 않은 채 에어로졸 형태로 외부로 퍼졌고, 바람을 타고 흡입되거나 점막 접촉 등의 방식으로 감염된 것으로 조사됐다. 사고가 난 공장은 지난해 12월7일부터 가동을 중단한 상태다.
브루셀라 감염경로와 주요 증세. <한겨레> 그래픽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브루셀라병은 동물에서 인간으로 감염되는 인수 공통 전염병이다. 소와 양 등 가축을 통해 사람에게 전염된다. 사람끼리는 전염되지 않는다. 사람이 이 균에 감염되면 발열·두통·피로·관절통 등의 증세가 나타나고 생식계통에도 영향이 미칠 수 있다. 치사율은 낮은 편이지만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척수염, 골수염 등이 생길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브루셀라병은 예방 백신이나 효과적인 치료법이 없는 상태다. 완치돼도 재발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병은 동물의 상처가 난 피부나 결막을 통해 균이 침투하거나 오염된 사료, 물 등에 의해 감염되며 멸균처리 되지 않은 유제품 등을 통해 사람에게 전염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2005년 축산농민 등 100명 이상이 발병한 사례가 있으며 3급 감염병으로 지정돼 있다.
박경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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