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서울시 ‘도심항공교통기술’ 실증 행사서 헬기보다 소음 훨씬 적은 ‘드론택시’ 선보여
11일 오전 사람 2명이 탑승할 수 있는 ‘유인드론’ 이항216이 서울 여의도공원 근처 상공을 비행하고 있다. 서울시 제공
‘위이이이잉~.’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공원 물빛무대 앞에 거대한 드론의 프로펠러 16개(8곳에 위아래 2개씩)가 일제히 돌기 시작했다. 중국 ‘이항’사가 만든 사람 2명이 탈 수 있는 크기의 드론(216모델) 운전석 유리창은 헬리콥터와 비슷했고, 좌석은 일반 자동차 좌석과 닮았다. 대신 좌석에는 사람 대신 80㎏짜리 쌀포대가 실려 있었다. 이날 비행 조작은 사람이 아니라 통신망을 통해 원격으로 이뤄졌다.
이륙할 때 소음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헬리콥터보다는 현저하게 적었다. 이륙장소에서 80m 떨어진 장소에서 서로 작은 소리로 대화를 하거나 전화통화를 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드론은 상공 50m을 수직으로 날아오르더니, 그 자리에서 방향을 바꿨다. 일반 드론과 마찬가지로 앞으로 나아갈 때는 앞쪽이 살짝 기울어졌다. 여의도공원~서강대교~밤섬~마포대교 등을 두바퀴 선회한 드론은 7분 남짓 만에 이륙했던 자리로 되돌아와 천천히 고도를 낮춰 착륙했다. 만약 헬리콥터였다면 프로펠러 바람으로 인해 착륙장 주변에서는 사람이 서 있기 조차 힘들었겠지만, 드론 착륙은 훨씬 무난하게 이뤄졌다. 정부는 5년 뒤에 이러한 드론택시 비행서비스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사람 2명이 탑승할 수 있는 ‘유인드론’ 이항216. 서울시 제공
이날 드론택시의 비행은 국토교통부와 서울시가 공동주최한 ‘도심항공교통기술(Urban Air Mobility) 실증’ 차원 행사였다. 이날 현장에서는 이항216 드론택시 비행뿐만 아니라, 드론 여러대가 떴을 경우 안전운항을 지원하는 관제시스템(K-드론시스템) 실증도 이뤄졌다. 저고도 상공에서 여러 드론이 비행할 경우 충돌 우려가 있는 만큼 관제시스템이 중요하다.
드론택시 비행에 앞서 행사장 상공에 4대의 드론이 동시에 날았는데, 관제시스템의 도움으로 서로 다른 고도, 다른 경로로 비행해 문제 없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행사장에 경보음이 울리자, 상공에 머물러 있던 드론들은 일제히 행사장 바로 위 상공에서 물러났다. 일괄적으로 공역을 통제하는 기술로, 경보가 해제되자 드론들은 다시 제 갈길을 갔다. 행사가 마무리될 무렵에는 ‘드론택배’ 시연도 있었다. 드론 아래 작은 통 안에 빼빼로를 실은 드론은 100m 남짓을 날아 행사장 가운데에 빼빼로를 조심히 땅에 내려놓은 뒤 행사장을 떠났다.
전세계적으로 도심항공교통 시스템이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한국 정부역시 관련 기술개발과 산업육성·규제개선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6월 국토교통부는 2025년 드론택시 상용화를 포함한 ‘한국형 도심항공교통 로드맵’을 발표한 바 있다.
박태우 기자 ehot@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