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전국적으로 폭염경보가 발령되는 등 연일 불볕더위가 이어지자, 지방자치단체와 소방당국이 취약계층 주택 지붕에 복사열을 내리는 페인트를 시공하거나 이동식 에어컨을 설치하고 쿨매트를 나눠주는 등 선제적 폭염대응 대책들을 내놓고 있다. 소방당국도 9월30일까지 폭염 대책 119구조·구급 상황실을 24시간 가동하며 비상근무에 나섰다.

서울시는 이날 사회약자를 위한 폭염대책으로 중증장애인 2683명에게 쿨매트, 냉온수매트 등 냉방물품을 구매 지원한다고 밝혔다. 스스로 신체를 가누기 어려운 증증장애인이 여름에 일반 매트리스를 사용하며 피부병 등 노출된 피해를 줄이기 위한 조치다. 이번에 지원하는 쿨매트는 장애인이 직접 만드는 중증장애인생산품시설 제품으로 중증장애인이 편하게 사용하도록 특별 제작됐다.

서울 광진구의 경우 코로나19 확산으로 노인시설 이용이 어려운 저소득 노인 50가구에 이동식 에어컨을 제공했다. 기초생활수급자인 노인을 대상으로 반지하, 옥탑 등 열악한 환경의 가구를 선별에 우선 지급했다는게 구청 관계자의 설명이다. 아울러 구는 외부활동이 힘든 임산부 1800여명에게 쿨매트와 방역마스크를 지원했다.

‘쿨루프’ 사업도 호응을 얻고 있다. 최근 대구 서구청은 여름철 취약계층 주민의 폭염 피해를 줄이기 위한 ‘쿨루프(Cool Roof) 사업’을 완료했다. 쿨루프 시공은 건물 지붕이나 옥상에 반사율이 높은 흰색 차열 페인트를 칠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태양광을 반사하고 열을 차단해 건물 실내온도는 3∼5도 정도 낮추면서 도시 열섬현상을 완화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안동시의 관광지인 하회마을에는 관광객 안전을 위해 '하회 양산' 100개를 입구에 비치해 대여 중이다.

폭염에 소방당국도 비상근무체제에 돌입했다. 서울시 소방재난본부는 9월30일까지 폭염 대책 119구조·구급 상황실을 24시간 가동한다고 20일 밝혔다. 폭염경보가 발령되면 쪽방촌 12개 지역의 ‘119안전캠프’가 가동된다. 119안전캠프는 폭염 취약지역 주민들에게 이온 음료 등 냉 음용수를 제공하고 쪽방촌 주변 온도를 낮추는 살수 작업도 벌인다.

독거 중증장애인 피해 예방을 위해 ‘119안전지원 콜센터’도 운영한다. 소방서별로 관리하는 독거 중증 장애인 753명에게 전화해 안전을 확인하고, 도움 요청 시 응급처치 등을 지원한다.

온열 응급환자의 긴급 이송을 위해서는 구급대 151대, 오토바이 구급대 22대가 24시간 비상 출동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 아울러 전력사용량 급증에 따른 정전 시 승강기 갇힘 사고 등에 긴급 대응하기 위해 발전차 4대(소방 2대, 한전 2대)도 비상 대기시킨다. 시 소방재난본부는 “폭염특보 발효 시에는 최대한 야외활동을 자제하고 메스꺼움, 현기증 등의 증상이 있으면 즉시 119로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송경화 옥기원 기자 freehw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