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오후 코로나19 확진자가 집단 발생한 대구 서구 한사랑요양병원의 출입문이 굳게 닫혀있다. 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대구 요양병원에서 발생한 코로나19 확진자가 200명을 넘어섰다. 경북 경주에서는 전국에서 처음으로 식당을 중심으로 한 집단감염 사례가 나왔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22일 오전 대구시청에서 코로나19 대응 관련 정례브리핑을 열어 “어제 하루 요양병원 5곳에서 18명의 확진자가 추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추가 확진자가 나온 곳은 한사랑요양병원(11명), 대실요양병원(4명), 김신요양병원(1명), 송현효요양병원(1명), 성서요양병원(1명)이다. 대구시는 지난 21일까지 대구의 모든 요양병원 67곳의 입원환자와 종사자 1만7234명을 대상으로 한 전수 진단검사를 마쳤다. 그 결과 이들 가운데 모두 206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다만 이 가운데 1406명에 대한 검사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황이어서 요양병원 내 추가 확진자는 더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경북에서도 전날 경산 서요양병원에서 2명이 추가 확진됐다
고령과 기저질환 등 고위험군 환자가 많은 요양병원에서의 코로나19 감염 확산은 인명 피해로 이어지고 있다. 22일 새벽 3시50분께 대구에서는 대실요양병원 입원환자였던 86살 여성이 사망했다. 앞서 지난 21일에는 김신요양병원에 입원 치료를 받다가 코로나19에 감염된 68살 여성이 숨졌다. 또 지난 20일에는 대실요양병원 입원환자인 82살 여성과 한사랑요양병원 입원환자인 78살 여성이 코로나19로 잇따라 사망했다. 대구에서는 지금까지 한사랑요양병원(92명), 대실요양병원(66명), 김신요양병원(29명) 등에서 대규모 확진자가 나왔다. 경북에서는 서요양병원(경산)에서 35명의 확진자가 쏟아졌다.
요양병원 전수 검사를 끝낸 대구시는 노인시설과 장애인시설 등 사회복지생활시설을 대상으로도 전수 검사를 벌여 90% 정도 마친 상태다. 대구의 사회복지생활시설에서는 지금까지 모두 21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대구시는 23일부터 정신병원을 대상으로도 전수 검사를 시작할 계획이다. 경북도 서요양병원에서 집단 감염이 발생하자 경산지역 요양병원 11곳의 입원환자와 종사자 2915명을 대상으로 전수 검사를 하고 있다. 권 시장은 “앞으로 확진자가 다수 발생한 병원과 유증상자가 있는 병원을 중심으로 3~4일 간격으로 모니터링을 통해 추가 진단검사를 지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경북 경주의 한 식당에서는 주인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뒤, 1주일 동안 이 식당을 찾은 손님 가운데 15명이 감염된 것으로 파악돼 지역사회 감염 우려가 커지고 있다. 경주시는 22일 “지난 15일 경주 시내의 한 식당주인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뒤 1주일 만에 이 식당을 찾아온 손님 등 15명이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경주 시내에서 주점 겸 대중음식점을 운영하는 식당 주인(59살 여성)은 지난 13일부터 코로나 의심증세를 보여 검체검사를 받은 뒤 지난 15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후 지난 18일 경주세무서 직원 4명이 확진 판정을 받은 데 이어 69살 남성과 그의 부인(67살 여성)도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들은 지난 10일과 13일 이 식당을 찾아 식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식당을 찾은 62살 남성과 그의 부인(56)이 코로나19에 걸렸고, 식당 손님인 61살 여성도 감염됐다. 지난 21일에는 택시 운전기사 2명, 식당을 방문한 62살 남성과 접촉한 여성(61살)이 확진 판정을 받았고, 식당주인과 관련이 있는 40살과 38살 부부도 확진됐다. 21일에는 코로나19에 감염된 택시기사 2명 중 1명한테 감염된 것으로 알려진 44살 남성 택시기사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
경주시와 방역당국은 식당주인이 확진 판정을 받기 직전인 지난 1일부터 지난 14일까지 식당을 찾은 경주시민들은 보건소에 신고해달라고 긴급 문자메시지를 시민들에게 발송했다. 경주시 관계자는 “현재 감염경로를 조사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식당을 찾은 확진자한테 전염된 2차 감염도 진행되는 것으로 파악된다. 빠르게 확산되는 징후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김일우 구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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