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이 정부의 코로나19 관련 추가경정예산안에 재난긴급생활비 예산이 포함돼야 한다고 재차 주장했다.
박 시장은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서울시가 제안한 재난긴급생활비 예산 4조8천억원을 (추경안에) 반드시 포함시켜야 한다”며 “비상시기에는 비상한 대책이 나와야 한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이어 “정부는 11조7천억원의 추경을 제출했다”며 “하지만 미국과 유럽에서 코로나19가 급속하게 확산돼 세계증시는 지난 1주일 동안 1경9천조가 증발했다”고 덧붙였다.
박 시장은 전국의 중위소득 이하 796만가구에 상품권 60만원어치를 주는 내용의 ‘재난긴급생활비 지원’ 시행을 지난 4일 정부에 건의했다. 5월 말까지 이를 사용하게 해 소비를 촉진하겠다는 취지다. 김경수 경남지사는 소득 수준을 따지지 않고 모든 국민에게 1인당 100만원을 지급하는 ‘재난기본소득’을 제안한 바 있다. 서울시는 추경에 4조8천억원의 지방채가 더 책정되면 재난 긴급생활비를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박 시장은 기획재정부와 미래통합당을 비판하기도 했다. 박 시장은 “기획재정부가 당초의 예산안을 고집하는 이유를 알 수가 없다”며 “기재부는 이 예산안으로 서민의 삶을 지탱하고 경제를 살리는데 어림도 없다는 전문가 지적에 겸손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박 시장은 “미래통합당은 한술 더 뜬다”며 “추경안을 놓고 총선용 현금살포 운운하며 정쟁거리로 삼으려는 태도는 국민을 절망에 빠트리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코로나19와 관련한 추경예산안 규모는 정부안인 11조7천억원보다 최소 6조7천억원가량 늘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국회 상임위 심사 단계에서 정부안보다 대폭 증액된 추경안이 예산결산특별위원회로 잇따라 제출됐기 때문이다. 여당에서는 추경 규모를 20조원 이상으로 늘리자는 안도 논의되고 있다. 시 관계자는 “현재 정부 안으로는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소비쿠폰을 주는 것만이 가능하다”며 “지방채 등 추경 예산을 더 늘리면 그 밖에 일을 못 하고 있는 문화센터 종사자 등 프리랜서들도 지원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서울시는 이날 서울시민 71.4%가 재난긴급생활비 지원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생활비 지원방식으로 재난긴급생활비를 선호한 서울시민은 응답자의 61.5%로 조사됐다. 재난기본소득을 선호한 서울시민은 29.4%였다. 시는 지난 12일, 13일 만18살 이상 서울시민 1천명을 대상으로 ‘재난 긴급생활비 지원에 관한 서울시민 의견조사’를 벌였다. 조사는 여론조사 전문업체인 글로벌리서치에 의뢰해 유무선 전화 임의 걸기와 전화면접조사 방식으로 이뤄졌다. 무선은 612명, 유선 388명이 응답했고 신뢰수준은 표본오차 95%에 ±3.1%포인트다.
이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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