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 환승센터와 버스 전용 차로의 모습. 김규원 기자
버스중앙차로의 제한 속도를 시속 10㎞ 낮춰도 걸리는 시간은 별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버스차로를 포함해 일반도로에서의 제한 속도는 2021년 4월부터 시속 50㎞로 낮아진다.
21일 한국교통안전공단과 서울시가 함께 조사한 결과를 보면, 서울시의 중앙버스전용차로(버스중앙차로) 3개 구간에서 평균 10.7㎞ 거리를 각각 시속 50㎞와 60㎞ 이하로 주행했을 때 걸린 시간의 차이는 평균 1.9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조사는 최근 ‘안전속도 5030’ 정책을 도입 중인 서울시와 공단이 함께 벌였다.
조사는 지난 1월13일과 15일 평균 길이 10.7㎞인 3개 구간에서 출근, 낮, 퇴근, 밤 시간에 모두 8차례 벌였다. 같은 구간에서 제한 속도를 각각 시속 50㎞와 60㎞로 했을 때 도착지까지 걸린 통행 시간과 평균 통행 속도를 측정했다.
조사 결과, 시속 50㎞로 달렸을 때 평균 통행 시간은 33.7분으로 시속 60㎞로 달렸을 때의 평균 31.8분보다 평균 1.9분 늘어났다. 8차례의 조사 가운데 가장 차이가 컸던 경우는 통행 시간이 3.1분 차이가 났다. 또 모든 조사의 평균 통행 속도는 시속 20㎞ 정도로 나타났다.
도로교통법 시행규칙 19조 일부 개정에 따라 2021년 4월17일부터 일반도로에서의 통행 속도는 시속 50km 이하로 제한된다. 이 규칙 개정에 따라 서울시는 지난 2019년 버스중앙차로 14개의 본 구간과 연결 구간 등 137㎞에서 제한 속도가 시속 50㎞임을 표시하는 공사를 마쳤다.
한편, 2018년 8월 공단이 조사한 보행자 충돌 시험 결과를 보면, 차량 속도가 시속 60㎞일 때 보행자의 중상 가능성은 92.6%였으나, 시속 50㎞일 때는 72.7%로 20% 포인트가량 감소했다.
교통안전공단의 권병윤 이사장은 “일반도로에서 통행 시간은 속도보다 신호와 교통 흐름에 더 많은 영향을 받는다. 특히 속도를 낮추면 사고 위험이나 중상 가능성은 매우 낮아진다”고 말했다.
김규원 기자
ch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