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23일 경기 김포의 한 돼지 농장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추가 의심 신고가 접수됐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 농장의 모돈(어미돼지) 1마리가 유산 증상을 보였다고 밝혔다. 유산은 아프리카돼지열병 의심 증상 가운데 하나다.

의심 신고를 한 농장은 김포시 통진읍 가현리에 있는 양돈농장으로 모돈 180마리를 포함해 1800여마리의 돼지를 기르고 있다. 이 농장의 축주는 농장 안 폐회로텔레비전(CCTV)으로 돼지의 이상 증상을 확인한 뒤 이날 아침 6시40분께 김포시에 관련 내용을 알렸다. 김포는 아프리카돼지열병 중점관리지역으로 지정된 6개 시·군 중 하나다.

해당 농장은 앞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확진된 파주 발생 농장에서 약 13.7㎞, 연천 발생 농장에서 약 45.8㎞ 떨어진 곳에 있다. 잔반이 아닌 일반 사료를 먹이로 써왔고, 야생 멧돼지 접근을 막는 울타리가 쳐져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농장 반경 500m 안에는 이곳을 포함해 3곳의 농장이 돼지 2700여마리를 사육하고 있다. 이 농장에서 500m∼3㎞ 떨어진 곳에서는 5개 농장이 돼지 575마리를 사육 중이다.

방역 당국은 아프리카돼지열병 의심 농장에 가축방역관을 보내 임상 관찰을 한 뒤, 농장에서 채취한 시료를 농림축산검역본부로 보내 정밀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검사 결과는 이날 밤 안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박병홍 농식품부 식품산업정책실장은 “의심 신고 한 농장에 초동방역팀을 투입해 사람·가축·차량 등 이동을 통제하고, 소독 등 긴급 방역 조치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농식품부는 이날을 ‘전국 일제 소독의 날’로 정하고 전국의 양돈 농가와 관련 시설에 대해 소독을 진행했다. 김현수 농식품부 장관은 이날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방역 추진상황 점검 회의에서 “전국적으로 많은 비가 내렸기 때문에 소독약과 생석회를 다시 뿌리는 등 방역 조처를 최고 수준으로 끌어 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20일 경기 파주시 적성면과 파평면의 돼지농장에서 접수된 아프리카돼지열병 의심 신고 2건은 정밀검사 결과 모두 음성인 것으로 판정됐다. 23일 정오 기준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확진된 농가는 최초 발생한 파주와 연천의 2개 농장뿐이다.

최예린 기자 floy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