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제5호 태풍 ‘다나스’의 영향으로 19일 제주에서는 많은 비가 내려 일부 항공편이 결항·지연되고, 도로 침수 등의 피해가 잇따랐다. 20일에는 태풍이 전남 진도를 통해 한반도에 상륙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남부지방에 많게는 300~700㎜(산간지역 등)의 비가 내리고, 강한 바람이 불 전망이다.

19일 다나스의 북상으로 제주도 전 지역과 전남·부산·경남 일부 지역에는 호우경보가 발령됐다. 18일부터 이날 오후 6시까지 한라산 삼각봉과 윗세오름에 각각 457㎜, 444㎜의 폭우가 쏟아졌고, 성산 315.5㎜, 전남 여수 거문도 274.5㎜, 부산 해운대 106.5㎜의 강우량을 기록했다. 제주공항에는 이날 오전 윈드시어(돌풍) 특보가 내려졌으며, 항공기 116편이 결항되고 206편이 지연 운항했다. 제주도 해상에서는 이날 오전 11시30분부터 여객선 운항이 전면 통제됐다.

호우 피해도 잇따랐다. 제주도 재난안전대책본부는 이날 오후 3시 현재 도로 및 주택 침수, 맨홀 유실, 신호등 고장, 나무 쓰러짐 등 20건의 피해가 접수됐다고 밝혔다. 아침 8시21분께에는 제주시 영평동에서 강한 비바람 탓에 나무가 쓰러졌으며, 새벽 5시와 아침 7시에는 제주시 연동과 건입동의 맨홀이 빗물에 떠내려가 방재당국이 긴급 조처에 나서기도 했다.

기상청은 이번 태풍이 20일 아침 9시 전남 진도 남서쪽 해안을 통해 한반도에 상륙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19일 밤부터 20일 밤 사이 남부지방과 제주도에는 시간당 50㎜ 이상 많은 비가 내릴 전망이다. 20일 지역별 예상 강우량은 남해안과 지리산 150~300㎜, 제주 산간지방 700㎜다. 태풍의 영향권에 들면서 강원 영동과 전라도, 경상도 지역에도 50~150㎜의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과 경기, 강원 영서, 충청에는 10~70㎜의 비가 올 것으로 예고됐다.

태풍은 20일 경북 등 내륙을 거치며 세력이 점점 약해져 밤 9시께 경북 포항을 통해 한반도를 빠져나간 뒤, 21일 새벽 3시께 동해상에서 소멸할 것으로 기상청은 관측했다. 비는 21일 새벽 서쪽 지방을 시작으로 오전 중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그칠 전망이다.

행정안전부는 “다나스가 내륙을 관통해 전국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며 관계 부처 등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열어 19일 오후 6시부터 비상근무 최고 수준인 비상 3단계를 가동했다.

제주/허호준 기자, 채윤태 기자 hojoo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