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한 아파트에서 20대 남편과 10대 아내가 생후 7개월 된 딸이 숨지자, 주검을 방치하고 그대로 집을 비운 사건이 일어나 경찰이 수사 중이다.
3일 인천지방경찰청 등의 설명을 종합하면, 2일 오후 7시45분께 인천시 부평구 한 아파트에서 생후 7개월 된 ㄱ양이 숨져있는 것을 외할아버지가 발견해 112에 신고했다. ㄱ양 외할아버지는 경찰에서 “손녀가 숨진 것 같다는 딸의 지인 연락을 받고, 집에 방문했는데 아기가 숨져있었다”고 진술했다.
발견 당시 ㄱ양은 숨진 지 며칠이 지난 상태였고, 별다른 외상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10월 태어난 ㄱ양은 친부모와 함께 살아왔으며, 부부는 이날 집을 비운 상태였다.
3일 새벽 1시께 경찰에 자진 출석한 ㄱ양의 아버지 ㄴ(21)씨와 어머니 ㄷ(18)씨는 “지난달 30일 오후 딸을 재우고서 마트에 다녀왔다. 귀가해보니 딸 몸에 반려견이 할퀸 자국이 있어 연고를 발라주고 재웠다. 다음 날 아침 일어나보니 숨을 쉬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이들은 숨진 딸을 두고 집을 비운 이유에 대해 “숨진 딸을 보고 무서웠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일단 각각 친구네 집으로 갔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마땅한 일자리가 없었던 이들은 “병원비가 없어 딸의 몸에 할퀸 상처를 병원에 가서 치료해 주지 못했다”고 경찰에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ㄱ양의 사인을 밝히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했다. 경찰 관계자는 “ㄱ양 부모의 진술 등을 토대로 정확한 사인과 방치 이유 등을 수사 중”이라고 말했다.
이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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