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청장실에서 분신하려던 60대 남성이 구청장에게 라이터를 빼앗겨 미수에 그치는 사건이 일어났다.
28일 경찰 등의 설명을 종합하면, 이날 아침 8시30분께 대구 남구청 구청장실에서 조재구(57·사진) 구청장과 녹색환경과 이아무개 주무관은 민원인 ㄱ(61)씨와 면담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ㄱ씨가 가방에서 휘발유가 담긴 500㎖ 생수통을 꺼내 자신에게 붓고 라이터를 꺼냈다. 순간 조 구청장은 ㄱ씨에게 달려들어 라이터를 빼앗았다. 라이터를 빼앗긴 ㄱ씨는 욕설을 하다가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에게 체포됐다.
ㄱ씨는 “몇년 전 전국노래자랑에 여동생이 출연했는데, 이를 본 ㄴ씨가 남구를 통해 여동생의 연락처를 알게 됐다. 결국 여동생이 ㄴ씨와 만나 인생이 망가져 불만을 품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이에 대해 남구 관계자는 “당시 ㄱ씨 여동생에게 연락처를 알려줘도 된다는 확인을 받고, ㄴ씨에게 연락처를 알려줬다. ㄱ씨가 전날부터 공무원에게 수백만원을 요구했다”고 털어놨다.
경찰은 ㄱ씨를 현주건조물방화 예비 혐의로 입건했다.
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