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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공산에 140억원짜리 구름다리 건설 논란 가열

등록 2019-05-23 15:51수정 2019-05-29 09:43

대구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과 대구환경운동연합 등이 꾸린 ‘앞산·팔공산 막개발 저지 대책위원회’가 23일 오전 10시30분 대구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대구시에 팔공산 구름다리 건설 사업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대구환경운동연합 제공
대구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과 대구환경운동연합 등이 꾸린 ‘앞산·팔공산 막개발 저지 대책위원회’가 23일 오전 10시30분 대구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대구시에 팔공산 구름다리 건설 사업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대구환경운동연합 제공
대구시가 140억원을 들여 전국 20대 명산에 꼽히는 팔공산에 구름다리 건설을 추진해 시민사회단체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대구시는 2019년도 본예산에 구름다리 건설 사업비 35억원(국비)을 이미 편성해놨고 추가경정예산으로 35억원(시비)을 더 넣으려 하고 있다.

대구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과 대구환경운동연합 등이 꾸린 ‘앞산·팔공산 막개발 저지 대책위원회’는 23일 오전 10시30분 대구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대구시에 팔공산 구름다리 건설 사업 중단을 요구했다. 대책위는 기자회견에서 “대구시가 ‘반쪽짜리’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원탁회의 결과를 빌미로 구름다리 건설을 강행하려고 한다. 구름다리는 세금을 낭비하는 무모한 삽질에 불과하며 조망을 방해하는 새로운 장애물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대책위는 또 “권영진 대구시장과 공무원들에게 팔공산 훼손과 예산낭비에 대한 책임도 반드시 묻겠다”고 했다.

대책위는 팔공산 구름다리 건설 대신 팔공산 국립공원 지정, 비로봉 철탑 철거, 생태통로 구축 등을 제안했다. 팔공산의 가장 높은 봉우리인 비로봉에는 방송사와 통신사의 중계소 철탑이 9개나 있다. 대책위는 “대구시가 구름다리 건설로 얻으려는 관광객 집객 효과는 팔공산을 국립공원으로 지정하는 것만으로도 가능한 일이다. 대구시가 팔공산 관리에 사용했던 예산을 적절하게 활용하면 비로봉 철탑 철거, 생태통로 구축 등 시민 대다수가 원하는 팔공산 복원을 앞당길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팔공산 구름다리 건설은 대구시가 2015년 3월~2016년 3월 대구관광종합발전계획(2016~2021)을 세우다가 처음 구상이 나왔다. 대구시는 팔공산 케이블카 정상역 전망대가 있는 신림봉(해발 820m)에서 낙타봉(해발 917m)을 구름다리(길이 320m·너비 2m)로 연결할 계획이다. 낙타봉은 비로봉 바로 남쪽에 있다. 구름다리가 만들어지면 사람들은 팔공산 동화시설지구에 있는 케이블카 출발역(해발 430m)에서 탑승요금 1만1000원(왕복)을 주고 정상역까지 1.2㎞를 올라가 구름다리를 걸을 수 있다. 구름다리 건설 사업비는 모두 140억원(국비 70억원·시비 70억원)이다.

팔공산 구름다리 조감도. 대구시 제공
팔공산 구름다리 조감도. 대구시 제공
대구시는 2017년 5월 팔공산 구름다리 건설을 위해 기본 및 실시설계용역을 시작했다가 논란이 생기자 잠시 중단했다. 대신 지난 16일 대구 엑스코에서 구름다리 건설을 놓고 제16회 대구시민원탁회의를 열어 참가자들에게 토론과 투표를 하게 했다. 대구시는 투표 결과 참가자 183명 중 60.7%가 찬성, 31.5%가 반대, 7.7%가 유보 의견을 냈다고 밝혔다. 하지만 구름다리 건설에 반대하는 시민사회단체와 학계에서는 원탁회의에 참여하지 않았다.

대구시는 “팔공산 구름다리를 케이블카와 연계해 팔공산을 즐길 수 없는 노약자, 장애인 등 교통 약자에게 팔공산을 즐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인근 동화사 등과 연계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여 명산 팔공산의 인지도 확산 및 침체된 팔공산 상권 활성화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구시는 지난해 8~12월 환경영향성평가를 했는데 구름다리 건설이 환경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다.

팔공산(면적 125.623㎢)은 대구 동구와 경북 칠곡·군위·영천·경산에 걸쳐있다. ‘갓바위’라고 불리는 관봉 석조여래좌상(보물 제431호)과 도동 측백나무숲(천연기념물 제1호) 등 97점의 지정문화재가 있다. 천연기념물인 수달과 하늘다람쥐 등 4739종의 생물종이 서식(2015년 대구시 팔공산자연공원 자연자원조사)한다. 대한불교 조계종 제9교구 본사인 동화사도 있다. 1980년 5월 도립공원으로 지정돼 대구시와 경북도가 함께 관리하고 있다.

팔공산은 등산인들이 전국 20대 명산으로 꼽는다. 가산봉(해발 902m)~파계봉(해발 991m)~가마바위봉(해발 1054m)~서봉(해발 1150m)~비로봉(해발 1193m)~동봉(해발 1167m)~염불봉(해발 1085m)~관봉(해발 852m)~환성산(해발 807m)~초례봉(해발 609m)을 따라 팔공산 능선 41㎞를 걷는 ‘가팔환초’ 종주 코스가 등산인들에게 유명하다.

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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