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김해시 봉하마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 홍보게시판에 붉은색 래커로 노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을 비방하고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를 지지하는 내용이 쓰여져 있는 모습(모자이크 처리). 노무현재단 봉하사업본부 제공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를 이틀 앞둔 21일 새벽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 노 전 대통령 묘역 옆 홍보게시판이 계획적 범행으로 훼손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노무현재단은 21일 “야외전시대가 훼손된 채 발견된 것을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경찰에 수사를 의뢰해 법률에 따라 관련자를 처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남 김해서부경찰서와 노무현재단 봉하사업본부의 설명을 종합하면, 이날 새벽 5시께 노 전 대통령 묘역 인근 봉화산에서 2명이 내려와 10분 가량 게시판을 훼손하고 봉화산으로 달아났다. 훼손된 게시판을 아침 7시45분께 노 전 대통령 묘역에 참배하러 온 방문객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이 상황은 노 전 대통령 묘역에 설치된 폐회로텔레비전에 찍혔다.
훼손되기 전 원래 모습. 노무현재단 봉하사업본부 제공
야외전시대는 가로 2.35m 세로 1.2m 크기의 아크릴판 20개에 노 전 대통령의 일대기를 사진으로 소개하는 게시판으로, 훼손된 것은 노 전 대통령의 서거 부분을 소개하는 마지막 19번째와 20번째 게시판이다. 용의자는 음각으로 글자를 새긴 판을 게시판에 붙인 뒤, 빨간색 래커를 뿌려 게시판에 글자를 새겼다. 글자는 8자씩 넉 줄로,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을 비방하고,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를 지지하는 내용이다.
김상일 김해서부경찰서 형사과장은 “일대 폐회로텔레비전 영상을 분석해 용의자 2명과 이들의 차량을 쫓고 있으며, 훼손된 게시판에 찍힌 지문도 분석하고 있다. 계획적 범행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노무현재단은 노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 추도식 전까지 게시판을 원상복구할 계획이다.
최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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