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 왕암산업단지 화재 폭발사고 현장. 제천시 제공
휴대전화 등에 쓰이는 화학물질 제조업체에서 폭발 사고가 나 노동자 1명이 숨졌다. 함께 현장에 있던 다른 3명도 몸에 화상을 입었으며, 2명은 위중한 상태다.
13일 오후 2시27분께 충북 제천시 바이오밸리로 왕암산업단지 안 ㅇ업체에서 발생한 화재 폭발사고로 한 대기업 직원 이아무개(38)씨가 숨졌다. 함께 작업하던 노동자 3명도 몸에 화상을 입고 강원 원주·서울 등의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으나, 이 가운데 2명은 위독한 상태다. 제천시 관계자는 이날 “이 업체 공장동에서 원인 모를 화재와 폭발이 발생했다. 이들 노동자 4명이 작업 중이었으며, 제품 생산 공정 중에 기초 유기 화합물(소듐)을 다루다가 폭발이 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듐은 알칼리 금속 원소로 누출되면 공기·물 등과 반응해 폭발한다. 4명 가운데 2명은 ㅇ업체 소속이고 나머지 2명은 한 대기업 소속으로 파악됐다.
숨진 대기업 직원은 제품을 납품받는 ㅇ업체 직원들과 지난해 12월 새로 설치한 공장동 작업실에서 반응기 시운전을 하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응기는 일정한 물질을 넣고 화학 반응을 실험·제어하는 기구다. 대기업 관계자는 “전에 사고가 난 업체와 협력해 연구·개발 테스트를 진행했다. 이번에는 이 업체에 위탁생산을 하는 방안을 검토하려고 현장에서 테스트를 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숨진 직원을 포함해 다친 직원도 우리 직원이다. 오늘 이들이 어떤 공정, 어떤 연구를 진행하다 사고가 났는지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고가 난 업체는 2015년 6월 제천시가 조성한 제2바이오밸리인 이곳에 입주했으며, 휴대전화 정전기 방지재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중간재 등을 생산해 대기업 등에 납품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제천 왕암산업단지 화재 폭발사고 현장. 제천시 제공
소방당국은 인력 48명, 장비 22대를 투입해 폭발과 함께 발생한 화재를 10여 분만에 진화했다. 소방당국과 국립과학수사연구소 등은 업체 관계자 등을 상대로 사고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